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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김명환 장로(양천대교구)

상담의 주인은 ‘나’ 아닌 ‘성령’
24년 한결같이 상담봉사자로 섬겨

“상담한다고 하면 죽겠다는 말, 아프다는 말, 나쁜 말만 들을 것 같지만 우리 가슴을 적시는 사연도 적지 않아요. 그런 사연을 들어주고, 함께 울고, 기도해 주다보니 어느덧 세월이 이렇게 흘렀을 뿐 20년 이상을 이 곳에서 봉사하겠다고 작정한 적은 없었어요”

24년을 상담봉사자로 섬긴 김명환 장로의 소회다. ‘하나님의 은혜로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하다’고 말한 그는 ‘상담봉사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보람있고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상담봉사자로 나서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 궁금해 물었다. 1980년대 초반, 그는 사업을 하다 실패를 경험했다. 커다란 포부를 안고 시작한 사업이었던 만큼 실패에 따른 좌절과 실망도 컸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교회에서 ‘제1회 상담학교’를 연다는 광고전단을 받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상담에 대해 잘 몰랐기에 김 장로는 조그만 위로라도 받자는 마음으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은 어떤 고통을 갖고 사는지 한 번 들어보자는 심정으로 상담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교육을 받으며 성령의 만지심과 위로를 체험했고, 이렇게 넣은 한 발은 나머지 발마저 상담소로 끌어들였다.

처음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일은 하나님이 하셨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놓고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다보니 하나님은 내담자의 문제뿐 아니라 그의 문제까지 책임지셨다. 김 장로에 따르면 ‘봉사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셨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담봉사를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객관화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하나님은 남과 똑같은 양의 문제라도 작게 보도록 하셨다’고 했다.

그렇게 20년 이상을 상담봉사자로 섬기며 봉사자의 자세에 대한 견해도 분명해졌다. 김 장로는 “길거리 걸인들은 한번 손에 들어온 물건은 절대로 내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인즉 행여나 내 것을 누가 가져갈까 주변사람들을 의심하고 ‘내 것’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옆에 동료가 들어올 자리가 없고 아주 사소한 일이 다툼으로까지 비화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스스로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안다고 자신감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 달에 두어 번은 집안 쓰레기를 내놓아야 새로운 물건들을 사 들일 수 있는 법이라고 했다. 짤막한 얘기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겼다.

우리 주변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사는지 궁금해 물었다. ‘어떤 문제들을 갖고 상담을 하러 오냐’고. 그가 상담봉사를 시작한 1980년대 초에는 주로 고부갈등과 먹고사는 문제 등이 주를 이뤘다고 했다. 가장 큰 상담주제라면 먹고사는 문제였던 거 같다고 했다. 마치 이것만 해결되면 문제는 끝날 것 같았던 시기였지만, 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요즘에는 자녀문제와 부부갈등, 노후에 대한 불안 등 문제는 끝이 없었다.

“숨을 쉬는 동안 문제는 끝이 없어요. 하지만 ‘정말 큰 문제’가 뭔지 아세요? 문제가 생기는 게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에게 정말 큰 문제는 문제해결능력이 없다는 거죠. 사실 기도 외에는, 성령의 도움 외에는 답이 없어요. 우리가 상담은 하지만 도움은 우리가 주는 게 아니에요. 우리를 도구 삼아 일하시는 성령이 진정한 상담자시고 우린 그분께 안내하는 가이드죠” 상담소가 성도들로부터 한결같이 사랑 받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사입력 : 2006.08.04. pm 20:14 (편집)
박재형기자 (kevin@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