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파트 3채를 보유하고 있던 한 아버지가 최근 정부 부동산정책의 일환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인상함으로 인하여 더 이상 보유하고 있기엔 세금의 압박을 이겨내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그는 부산 해운대에 있는 경관이 좋은 아파트를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아들은 증여세 납부해야할 돈이 없어 인근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증여세 납부를 마쳤다. 

 성미 급한 아들은 두달후에 그 아파트를 처분하여 은행 차입금을 상환하고 증여에 관한 모든 문제를 정리하였다. 그런데 1년후에 관할세무서에서 증여세 5000만원과 가산세 1000만원 도합 6000만원의 추가고지서가 날아왔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관할세무서에 가서 내용을 확인한 결과 그 이유는 상속재산의 평가방법의 차이 때문이다. 

 여기서 증여세나 상속세와 관련하여 몇 가지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적시해 보기로 하겠다. 첫째, 증여세나 상속세를 계산할 때 재산의 평가는 원칙적으로 시가에 의한다. 둘째는 증여세나 상속세는 정부가 세금을 확정하는 정부부과제도이다. 다시 말해서 양도소득세나 부가가치세, 법인세 등은 본인이 내야할 세금을 자신이 계산하여 신고함으로써 납부할 세금이 확정되는 것에 반해 증여, 상속세는 내야할 세금을 관할세무당국에서 결정하여야만 확정되는 것이다. 

 증여, 상속세를 계산할 때 재산평가는 시가를 원칙으로 하고 납부세액을 세무서에서 확정한다는 것은 시가에 의한 세금계산이 잘못되었을 경우 언제든지 과세관청에서 다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증여, 상속세액을 계산함에 있어 시가가 아닌 정부기준시가에 의해 계산하는 것이 통례이다. 그 이유는 증여나 상속은 그 성격상 재산이 무상으로 이전되는 것이므로 시가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에서 정한 기준시가로 세금을 계산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법에서 정한 시가가 파악되면 증여, 상속세 제척기간(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 15년)안에서 시가에 의해 다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이다.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되는 매매가액을  말한다. 현행 세법에서는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증여는 증여일로부터 전후 3개월) 이내의 기간 중에 상속 또는 증여 재산의 매매가 있는 경우에는 그 금액을 시가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증여, 상속세를 기준시가에 의해 계산하고 신고 마무리를 했더라도 증여받은 재산을 3개월 전후(상속재산은 6개월 전후)에 처분하는 경우에는 시가가 노출되어 시가에 의한 증여, 상속세가 다시 계산되어 고지하게 되는 것이다. 

 시가는 해당 재산의 실제 매매가격 외에도 증여재산과 동일 또는 유사한 다른 재산의 매매가액이 있는 경우 그 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으며 그 외 수용에 의한 보상가액, 경매 또는 공매가액 그리고 둘 이상의 공신력있는 감정기관에 의한 감정가액을 시가로 의제하는 경우도 있다. 

 가끔 세금을 내기 위하여 증여 또는 상속받은 재산을 매각처분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처분해야 할 처지라면 당해 증여, 상속재산 보다 다른 재산을 처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일 부동산 매각이 어려우면 당해 부동산으로 납부하는 물납제도를 이용하거나 3년이내에 분할하여 연부연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양만득세무회계컨설팅  대표 양만득 장로 yang09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