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좋은 게 다 좋지는 않아요”
‘일대일 교육’ 돼야 부모 자녀 함께 성장
하나님, 자녀 위한 기도 ‘항상’ 응답주셔

자녀교육에 있어 부모 역할과 가정에서의 생활지도, 자녀와의 대화법 찾기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명제들이다. 어쩌면 이는 인류역사와 함께 시작된 고심거리일지 모르겠다. 최근 부모들의 이런 고뇌를 해소시켜줄 한 권의 책 ‘코끼리가 연인이 될 때까지’(청어)가 출판됐다. 물론 책의 어느 곳에도 자녀교육에 대한 비법은 없다. 하지만 책 속에 담긴 저자 이소윤 권사의 땀과 눈물 그리고 기도는 자녀교육에 유별난(?) 애정을 갖는 한국의 부모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듯 싶다.

저자의 다섯 자녀들은 세계 3대 피아니스트(장녀 혜경), 동양인 최초 하버드대 건축과 교수(둘째 혜림), 성원제강그룹 부회장(셋째 해성), 성원교역 대표(넷째 해봉), 마이애미대학원 박사(막내 혜주)로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고 있다.

자녀들이 갖는 사회적 지위 때문일까? ‘자식농사에 대한 특별한 비결’을 묻는 이가 많지만, 그때마다 이 권사는 “그런 건 없다”고 한다. “얼굴모습이 다르듯 아이 하나 하나가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맞는 만능교육법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각자의 개성을 살리고 하나님이 각각의 자녀에게 주신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부모가 이를 발견하지 못한 채 아이에게 조바심을 내고 욕심만 부리면 아이를 망친다는 설명이다.

“혜림이는 어렸을 때부터 성악, 플루트, 피아노, 미술 등 다방면에 재주가 많았어요. 혜경이처럼 일찍 제 길을 찾지 못했지만 재촉하지 않았어요. 뒤늦게 대학에 가서 건축 쪽으로 분야를 정했지만 지금은 하버드대 건축과 교수가 될 정도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죠” 그렇게 자녀를 위해 기다리고 기도하며 이 권사는 다양한 학습과 체험을 제안했다. 편식하지 않고 먹어야 건강한 것처럼 인생의 여러 측면을 다양하게 경험하는 가운데 스스로의 재능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발굴하고 가꾸고 키워야 할 재능을 이 권사는 ‘코끼리’라고 했다. “나만의 코끼리를 찾게 되면 코끼리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저절로 즐겁게 되고 코끼리를 다루는 능력 또한 더욱 자라죠. 하지만 그런 신장세가 언제까지나 지속되는 건 아니에요.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게 마련이 듯 능숙한 코끼리 조련사가 되기 위해서는 시련과 방황의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하죠” 설명을 듣고 보니 ‘코끼리가 연인이 될 때까지’라는 책제목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다섯 자녀가 가지고 있는 코끼리를 찾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물었다. 이 물음에 그는 남들이 좋다고 다 쫓아하는 것보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게 효과가 크다고 했다. 가령 영어를 전공한 친구에게 자녀를 보내 영어를 배우게 할 수도 있고, 수학교사인 삼촌한테 수학 과외를 받도록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권사의 경우 앞집에 사는 서울대 선배한테 부탁해 자녀들에게 영어와 일본어를 가르쳤다.

또한 자녀교육에는 기본적으로 사랑과 격려가 가장 좋은 약이지만, 엄격함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자녀를 위한 기도는 땅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녀들이 질풍노도와 같은 시련과 고통을 겪을 때마다 이 권사는 두 손 모아 하나님께 기도했다. 처음엔 ‘아이가 마음의 상처 없이 돌아올 수 있게 해주소서’라고 기도했지만 나중엔 ‘크게 혼이 나더라도 좋으니 크게 달라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반드시 큰 시련을 통과해야만 큰그릇이 되는 건 아니지만 시련과 고난을 거치고 나면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끝으로 ‘좋은 어머니란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 권사는 ‘사랑’과 ‘희생’이라는 단어를 꼽았다. “세상에서 엄마의 사랑과 비교할 수 있는 사랑은 아무 것도 없지요. 자신의 몸에 품었다가 낳은 아이에게 느끼는 무한한 사랑은 하나님이 여자에게 준 의무이자 선물이에요. 유대인의 격언에 ‘하나님은 언제나, 아무 데나 계신 것이 아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만들었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머니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과 많이 닮아 있어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이 권사는 미국 맨해튼칼리지에서 경영학을, 캔사스대에서 음악치료학을 전공했다. 6년째 현죽개발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효민회, 에벤에셀여성합창단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97년 ‘삶은 안단테로 사랑은 비바체로’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사진설명: 이소윤 권사가 오랜만에 다섯 남매와 함께 서울 옥인동 집에서 포즈를 취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큰딸 서혜경 씨, 어머니 이소윤 권사, 막내딸 혜주 씨, 둘째딸 혜림 씨, 둘째아들 해봉 씨 내외, 큰아들 해성 씨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