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째 아프리카 오지에서 선교사역 전개 
복음 깃든 교육으로 현지인들 삶이 변화 돼
'나무아래 교회'에 교육 시설 들어설 예정

 임연심 선교사(케냐)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떨어진 투르카나 호수 부근에 살고 있는 투르카나 족.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두고 있는 이 지역은 물부족으로 에티오피아와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투르카나족은 원래 우간다의 동북쪽 부근에 살다가 현재 이곳으로 이동한 유목민들이다. 케냐의 삼부루족, 마사이족과 함께 가장 현대화되지 않은 부족으로 알려진 투르카나족은 투르카나 호수 근처와 근방의 사막 지방 등 남한 반 만한 크기에 흩어져 살고 있다.

 여기에 25개의 교회를 세우고 순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선교사가 바로 임연심 선교사다. 아프리카 제 1호 선교사인 그녀는 현재 투르카나족이 거주하는 지역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로드와를 기점으로 교회개척과 제자 사역에 주력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지교회 목회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2∼3일간 사역을 보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또한 고아원,유치원 사역을 중심으로 23년째 사역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녀의 손길로 양육된 이들 중에는 교사와 회사원, 의대생, 교수를 꿈꾸는 사람 등 다양한 이들이 존재한다. 새벽에 일어나 새벽예배를 드리는 아이들은 매일 잠언 1장과 시편 5장씩 읽는다. 임 선교사는 “아이들이 성경 말씀과 기도생활로 머리가 좋아졌다”며 “학급에서 5등안에 드는 아이들이 모두 우리 아이들”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개발되지 않고 물도 없고 글도 모르던 사람들이 임 선교사를 통해 변해가는 것을 보면 다른 부족 사람들은 신기하게 여긴다. 로드와순복음교회를 출석하는 타 부족 사람들은 임 선교사가 사역을 시작했을 때 “투르카나 사람들을 가르친다고 그들이 뭐가 달라질까”라며 비웃었다. 하지만 임 선교사의 헌신이 투르카나족을 변화시키자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 그녀가 사역을 시작했을 때 원주민들은 그녀에게 교육보다는 먹을 것을 더 원했다. 오랫동안 외국 구호단체와 케냐 정부로부터 먹을 것을 받아 생활해 오던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 선교사에 대한 원주민들의 원성과 비난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녀는 투르카나족에게 필요한 것이 먹을 것이 아니라 복음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강조했다. 먹을 것을 대주어서는 그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그녀가 선배 선교사들을 통해 터득한 깨달음이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사역을 잠시 접고 영국에 있는 한 선교단체에서 훈련받을 때였어요. 데이비드 버레트 박사가 2년간 투르카나 지역에서 선교사역을 전개했던 경험을 살려 이렇게 말하더군요. ‘백인의 제3세계 선교사역은 실패했다’라고. 백인들이 선교지에 가서 교회를 세우고 선교활동을 하다 되돌아간 후 다시 교회를 찾아보면 교회는 염소집으로 변해있대요. 원주민들은 백인 선교사가 지은 교회는 선교사의 것이라고 생각해 애착을 갖지 않는다는 거예요”

 데이비드 버레트 박사의 이야기를 듣고 임 선교사는 교회짓는 데 투르카나족을 동참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1996년 선교특집 스크린을 통해 알려진 나무아래 교회, 나페카르순복음교회가 우리교회 성도들의 지원으로 지어질 때 추장을 비롯해 성도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이 교회는 너희가 예배드릴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희도 건축에 동참해야 한다.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

 그러자 이들은 오랫동안 일이란 걸 모르고 살았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대답했다. 임 선교사는 돌과 물이라도 길러와야 교회를 지을 수 있다고 하자 투루카나 사람들은 걸어서 반경 4㎞을 돌아다니며 돌과 물을 길러 날랐다. 1년 뒤 교회가 완공되던 날, 사람들은 자신들의 땀과 노력으로 세워진 성전을 보며 감격해 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임 선교사 가슴에는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교회 건물은 얼마 전 선교특집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이 스크린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우물이었다. 2003년 한 후원자의 도움으로 세워진 우물은 이 곳 외에도 2㎞거리에 떨어진 강둑과 로드와 세 곳에 만들어졌다.

 “나무아래 교회에 우물이 만들어질 때는 꼬박 2박 3일간 지켜봤어요. 성도들이 2㎞거리에 떨어진 물을 길러와 우물이 만들어지는 동안 계속 부어야 했기 때문이죠. 바위를 두 번 뚫고서야 우물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맑은 물이 솟구치는 것을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어요.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른다’는 찬양이 몸으로 느껴진거죠. 태어나서 맑은 물을 처음 본다는 성도들도 있었어요”

 임 선교사는 “아프리카에서 물은 생명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했다. 물이 있으면 씻을 수 있고, 옷을 깨끗이 빨아 입는 등 위생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대화와는 거리가 멀었던 투르카나족이 아무도 들어가지 않으려 했던 곳에 복음을 들고 간 한 여인을 통해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나페카르순복음교회 부근에 미션 스쿨가 세워지게 된 것이다. 후원자의 도움으로 임 선교사와 성도들은 학교 설립을 추진해 왔고, 3년여 간의 노력 끝에 얼마 전 로드와에서 나페카르까지 길이 만들어지면서 6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란다.

 “나페카르순복음교회를 세우면서 100에이커(12만평)의 땅을 얻었어요. 거기에 이제 미션 중고등학교가 세워진답니다. 160명의 아이들이 기숙하며 생활할 학교 건물을 세울 예정인데 내년에는 우선 40명의 학생을 뽑아요”

 기독교 정신이 밑바탕된 교육을 통해 투르카나족의 일대 변화를 꿈꾸는 임 선교사. “아무도 기대할 수 없던 일을 우리 하나님은 해내셨어요. 그분은 정말 멋진 하나님이시며, 이 일을 감당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세계에서 멋진 교회예요”

 학교 공사를 성실히 이끌 감독,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 행정직원 등 많은 인력이 앞으로 필요하다는 임 선교사는 “함께 사역할 많은 일꾼들이 투르카나에 오길 바란다”며 기도를 당부했다.

 “내 것을 포기하면 한 사람이 살 수 있다. 나는 투루카나 사람들을 돌보며 그 곳에서 진정 하나님을 만났고, 이제 그 분의 심부름꾼에 불과하다”고 고백하는 임 선교사를 보면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심고 떠난 테레사 수녀가 연상됐다. 테레사는 떠났지만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듯 먼 훗날 투르카나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 헌신한 임연심 선교사를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