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노모 돌보는 69세 할머니
임대아파트 살지만 마음은 부자

올해 69세의 곽영자 권사. 누군가를 수발하기보다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지만 곽 권사는 94세의 어머니를 돌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그를 찾아온 당뇨병과 심장병, 교통사고 후유증, 관절염 등으로 몸도 예전 같지 않지만 마음만은 늘 청춘이다. 1999년 암으로 죽은 아들이 남기고 간 두 손자까지 돌보고 있어 주변사람들은 안타까워 하지만 주변시선과 달리 정작 곽 권사는 담담하다. “힘들다고 포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기왕에 할거 순복음의 신앙으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하면 힘들지 않아요.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힘들지요. 누구라도 제 입장에 있었으면 다 하셨을 일인데 뭐 대단하다고 상까지 주고 그러십니까. 사람 무안하게”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임대아파트에서 살지만 얼굴엔 늘 웃음꽃이 지지 않는다. 오히려 오래오래 곁에 계시는 어머니가 고맙고, 어려운 형편에도 구김살 없이 밝게 자라주는 아이들이 고맙다고 했다. 구역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10년이 넘게 구역장으로 봉사했고, 지금도 구역식구들을 찾아다니며 심방하는 시간이 가장 보람되고 복된 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