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인간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서울에 사는 이영해 씨 역시 뜻하지 않은 불행이 몰아닥쳤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던 그녀의 몸에 이상신호가 찾아왔다. 갑자기 다리를 절게 되었다. 점점 몸이 악화되어 뇌종양이 생겨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수술을 앞두고 교회 문턱에도 가 본 적이 없던 그녀는 불현듯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가까이 지내던 학부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교회에 가고 싶은데 함께 갈 수 있어요?” “그럼 환영이죠” 교회를 다녀온 후 수술을 받을 때 평안한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그 뒤 병상에서 몇 년을 보내야 했다. 뇌종양이 시신경을 압박해서 앞을 볼 수조차 없었다. 이제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천사처럼 착한 여동생이 매일 1시간 이상 전철을 타고 와서 수발을 해 주었다.

 의사는 걸을 수 있다고 희망적으로 말했지만 걸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님께 의지하면 반드시 걸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기도해 왔다. 이런 그녀에게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조금씩 걷기 시작했고 시신경도 돌아와 보는 것도 가능해졌다. 지금은 부축을 조금만 받으면 혼자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구역예배 식구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엘리베이터 없는 곳에는 갈 수 없었던 그녀가 5층 계단을 걸어서 예배를 드리러 올라온 것이다. 구역장은 “하나님이 행하신 기적입니다. 우리는 지금 기적의 현장을 보고 있어요”라고 큰 박수로 환영해 주었다. 그녀는 어린 아이처럼 천진스럽게 응답했다. “맞아요. 하나님이 기적을 행하셨어요. 주님 안에 있는 이 기쁨과 감동이 저와 가정을 지켜주고 있어요. 모든 것이 여러분들의 기도와 하나님의 은혜지요”

 구역 식구들은 그녀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 소망을 품고 아름답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큰 은혜를 받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서로 사랑하게 하시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역사를 만들고 계시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양병무(인간개발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