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하 장로(서울e병원 원장·여의도순복교회)
    

 동료 대원 죽음 계기로  하나님 만나          의료선교 앞장서는 선한 이웃

 1981년. 젊은 의사가 산에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서고 있었다. 의사의 아내는 작은 성경책을 건냈다.젊은 의사는 성경책을 배난에 넣으면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파키스탄과 중국의 접경에 자리한 히말라야 카라코람 산맥. 한국에서 온 11명의 등정대가 8000m급 봉우리로 오르고 있었다. 매서운 눈보라가 산등성이를 휘몰아 치고, 올라갈수록 대원들의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다.

 산은 그토록 오래도록 닫아 두었던 문을 마침내 그들을 향해 여는듯했다. 그 순간, 앞서 가던 대원 한 명이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 속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모두 그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나머지 10명의 대원만이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젊은 의사는 등정을 떠나기 전 아내가 건네준 작은 성경책을 배낭에서 꺼내어 추도예배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그날 산을 올랐던 젊은이들은 자연 앞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을 보았고, 그들의 인생은 창조자 하나님하나님이라는 것을 고백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보호없이 인생이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됐다. 이 날의 사건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그때 젊은 의사 류근하 장로. 그는 병원장으로, 또 사단법인 선한사람들에서 해외담당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벌써 24년 전 일이네요.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제가 잘난 줄 알고 살았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갈 수도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나니까 인생이 참으로 보잘 것 없어 보이더군요. 우리 인생의 오직 살 길은 예수 그리스도 뿐이란 걸 깨닫게 됐지요. 그날의 깨달음이 없었다면 저는 아직도 제 잘난 맛에 사는 인본주의적 의사에 불과했을 겁니다” 

 아직도 생생하듯 그날을 회상하며 류근하 장로가 고백했다. 류 장로는 전남 나주 전통적인 유교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류 장로가 중학교 때 친구를 따라 동네의 작은 교회를 갔던 적이 있었다. 마침 그날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고 있었다. 처음 참석한 부흥회 예배에서 그는 은혜를 받았고,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 교회를 다니게 됐다. 하지만 그 후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공부를 핑계로 교회와 멀어지고 말았다. 

 1980년 류 장로의 아내 김희원 권사가 이웃의 전도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출석했다. 그도 아내의 권유로 교회를 다시 다니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해 카라코람 산맥 히말라야 등반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 등반 중 사건 이후 류 장로의 생활은 180도로 바뀌었다. 모든 일에 우선으로 하나님을 섬겼고, 교회에 나왔다. 하루도 빠짐없이 가정예배를 드렸다. 그러자 하나님은 류 장로을 축복하셨다. 안과전문의로 물질의 축복을 주시기 시작했다.

 류근하 장로에겐 원대한 꿈이 있었다. 아름다운 병원을 지어서 하나님 사업에 헌신하고 싶다는 꿈이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까지 고난과 연단을 통과해야만 했다.

 1990년에 병원을 설립을 위해 모아 두었던 25억 원을 친구를 믿고 빌려준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돈을 가지고 사라져 버렸다.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그때부터 7년의 힘든 연단의 세월이 시작됐다. 당장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모르고 살았던 가정생활에도 물질의 어려움이 닥쳐왔고, 병원으로 경매가 들어왔다. 믿었던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으니 인간에 대한 신의가 무너졌고, 물질에 따라 금방 변해버리는 세상 인심에 회의가 느껴졌다. 사람 속에서 더 이상 피할 길을 찾을 수 없었던 류 장로는 담요 한 장 들고 오산리최자실금식기도원에 들어갔다. 너무나 기막힌 현실에 기도 소리조차 나오지 않았지만, 그는 기도굴에 틀어박혀서 금식하며 부르짖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욥기 23장 8절로 10절 말씀으로 위로하셨다.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그가 왼편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편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 ”

 이것이 바로 그의 인생 두 번째 터닝 포인트였다.그는  ‘now and here!’라고 외쳤다. 바로 지금 하나님의 사업을 한다는 외침이었다.

 류 장로는 기도원에서 내려와 병원 신우회를 통하여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일이 잘되고 어려움이 없을 때 봉사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냐면 그건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기도원에서 그가 지금 형편과 사정이 어떠하든지 ‘바로 지금’ 여기서 주의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바로 지금 저에게 의사의 사명을 주셨으므로 의사로서 그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라고 날마다 기도했다.
 그때부터 그는 안양성심병원 신우회를 통해 하나님과 이웃을 위한 의료봉사에 정성을 다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의 꿈인 병원을 회복시켜 주셨다.

 류 장로는 베트남, 필리핀, 아프리카 케냐 등지로 의료선교를 떠났다. 선한사람들을 통해 아프리카 케냐에는 케어센터 짓는것에도 동참했다. 그 무서운 마사이족 의료봉사도 했다. 쪽방과 탑골공원 노인들도 찾아다니며 정기적인 진료도 했다. 장애인들의 베다니마을도 찾았다.
 그는 특별히 세계 선교에 헌신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선교대회에 참석하는 선교사들에게 무료로 건강검진을 했다. 건강 때문에 하늘나라 사역이 힘들어지면 안되니까 말이다.

 두 번의 터닝포인트는 류근하 장로를 하나님 앞에 쓰임 받는 진정한 의사가 되게 했다.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활짝 웃는 류근하 장로. 그는 하나님의사랑과 축복을 이웃과 나누는 선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