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만 석방 소식에 모슬렘 반발

 아프가니스탄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실을 공개한 뒤 사형을 당할 처지에 놓였던 압둘 라흐만(41)이 지난달 27일 밤(현지시각) 석방됐다.

 아프간 법정은 그의 배교(背敎)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고, 정신병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재판이 기각돼 사형을 모면하게 된 것이다. 라흐만은 석방후에도 모슬렘 교도들의 살해 위협이 계속되자, 29일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이탈리아 내무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중이다.

 16년전 라흐만은 파키스탄에서 기독교단체의 봉사활동을 돕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혐의로 아프간 이슬람 법에 따라 구금돼 사형 판결을 받았다. 이 ‘기독교 개종자’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권 국가들의 종교 자유가 주목을 받고있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모터스(CMS) 인터넷판은 27일 이슬람 국가의 종교 자유 한계를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상당수 국가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 사이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추세다. 특히 이집트와 파키스탄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폭력사태로 비화되는 사례가 잦다. 이집트의 경우 지난해 이슬람으로 개종한 소녀를 놓고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이 충돌했으며, 파키스탄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이슬람 배교자나 이슬람 모독자를 공격하는 일이 일상화된 상황이다.

 지난 30일 아프가니스탄의 강경 탈레반 반군 단체 대변인은 아프간 정부가 기독교로 개종해 사형 위기에 직면한 남자를 석방 조치한데 대해 비난하며 무슬림들이 규탄 시위를 벌이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