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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인생, 아름다운 비행]-정수남 집사(마포대교구)

‘나는 너를 받아들인다.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너의 결함, 너의 심술, 너의 삶의 법칙을 받아들인다. 너는 너다. 너이기 때문에 나는 너를 사랑한다. -로맹롤랑(프랑스 소설가)’ 상대방을 곧바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존중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너가 너이기를 바란다면 내가 나이기를 먼저 인정해야한다. 아주 간단한 법칙이지만, 실상 있는 그대로 남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삶의 문제는 내 시각으로 상대를 재단하고, 내 시각대로 상대를 보려는 시도에서 시작되는 것일지 모르겠다. <편집자 註>

“당신을 사랑해요”

하루 한번 남편에게 사랑의 문자 보내

 정수남 집사(마포대교구)

 오랜 신앙생활로 참고, 기다리고, 감사하는 생활이 몸에 뱄지만 상처투성이인 남편과의 동행은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자녀들조차 “우리는 괜찮으니 이혼하라”고 권할 정도였다.
 술을 먹지 않을 땐 괜찮았지만, 술만 먹으면 변했다. 그렇게 달라질 수가 없었다. 쉽게 분노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들로 가족들의 가슴을 후볐다. 술을 많이 먹을 때면 언어폭력에만 그치지 않고 물리적인 폭력까지 휘둘렀다. 그나마 정 집사만 맞으면 다행이지만, 자녀들이 이유 없이 맞을 때면 살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남지 않는다고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세상과 등지려는 결심도 했지만 자녀들을 두고 그 혼자 피난길을 떠날 수는 없었다.
 물론 그의 삶이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애초 결혼도 하지 않았으리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편을 만났을 때는 모든 것이 장밋빛이었다. 그렇게 남편을 믿고 결혼생활을 시작했건만, 생활은 날로 힘들어져갔다. 그나마 그의 삶을 지탱케 한 것은 신앙이었다. 결혼 후 3년 가량 지나 시작한 신앙생활은 정 집사의 메마른 삶에 윤기를 더하는 유일한 출구였다. 다행스럽게도 남편은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막지는 않았다. 아니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게 할까봐 지극 정성으로 남편을 섬겼다. 남편과 생활할 때면 미운 감정이 온 가슴을 채우는 듯 싶다가도 교회에 나와 남편을 위해 기도할 때면 남편이 얼마나 불쌍하고 가여운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연민이 전부였다. 남편이 왜 그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런 그에게 교회에서 여는 ‘내적 치유세미나’는 그의 내면 세계를 치유하는 동시에 남편을 이해할 수 있는 영적 원리를 제공했다.
 2001년 ‘마지막 한번’이란 생각으로 참석했는데 이 세미나가 끊어진 부부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정 집사는 여기서 서로의 성장배경, 의사소통 방식이 달라 빚어진 그간의 사건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서로의 다른 점도 인정할 수 있게 됐다. 당장 눈앞의 남편이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의 쓴 뿌리가 그 마음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게 되자 남편이 가여웠다.
 그리고 세미나에서 배운 영적 원리를 적용하며 남편을 용서하고 포용하고 사랑하려 노력했다. 나아가 남편을 인정하고 칭찬하고 세워주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갖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끊어졌던 대화를 재개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위한 걸음을 옮겨 놓았다. “당신 참 좋은 사람이에요” “당신 때문에 우리 식구들이 행복한 것 알지요” “당신을 사랑해요” 등 남편에게 하루 한번 사랑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나님은 두 사람의 마음을 열어나갈 수 있게 도우셨고, 마침내 8개월 여 전부터 술을 끊도록 인도하셨다.
 아버지와의 비뚤어진 관계로 아버지를 신뢰하지 못했던 자녀들도 “아버지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며 가정에 피어나기 시작한 웃음꽃이 만개할 수 있도록 가족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내친김에 정 집사는 지구촌가정훈련원에서 여는 가정세미나에 남편과 함께 등록해 수강하고 있고, ‘순복음 좋은 어머니교실’과 ‘영적 전쟁과 치유세미나’에서 스태프로 봉사하고 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죠. 하나님은 감당할 만한 시험을 주시는 것 같아요. 그 시험을 통과한 후 얻게 되는 복은 시험과는 견줄 수 없죠”

 

기사입력 : 2006.03.31. pm 15:39 (편집)
박재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