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구소장)

 지난달에 앙골라 전에서 박주영 선수가 골을 넣었다. 꽤 오랫동안 슬럼프를 겪은 후에 넣은 골이라 나도 무척 반가웠다. 다음 날 방송에서 한 앵커와 스포츠 기자가 박주영 선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기자가 박주영 선수에게 골 넣은 기분이 어땠냐고 물었더니 제대로 맞지 않았는데 골이 들어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앵커는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 ‘아마도 박주영 선수가 선배들도 있고 해서 하는 일종의 예의상 한 발언이 아닌가?’ 라고 반문했다. 그랬더니 그 기자는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종교 때문이에요”

  이 말을 듣자마자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물론 박주영 선수가 다니는 교회에 대해서 이단시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의 신앙에 이단적인 요소가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겠다. 그러나 이 방송을 들으면서 박주영 선수의 대답에 대한 이 기자의 해석이 우리 크리스천 직장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선 박주영 선수가 축구 실력이 좋고 그 날에 좋은 결과를 냈으니까 이런 방송에도 나온다는 사실이다. 크리스천이라고 다 축구를 박주영처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그래야만 크리스천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단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잘 해서 인정을 받아야 일상의 삶속에서 신앙의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네가 자기 일에 능숙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잠 22:29)”고 한 말씀대로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신앙이 업무의 탁월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신앙이 있어도 업무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업무의 탁월성이 신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기회나 통로는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크리스천 직장인들에게는 중요한 도전이 된다.  그가 축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가 그 후에 겸손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에게 축구 외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크리스천이라고 모두가 다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살지는 않는다. 다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일상의 삶에서 겸손한 성품을 보여줄 때 신앙의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약 4:6)” 우리의 신앙이 성품의 거룩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기대처럼 안 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눈에 띄는 귀한 성품이 신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기회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것이 크리스천 직장인들에게 경건한 자극이 된다.

  박주영 선수가 축구도 잘하고 겸손하기 때문에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것에 대한 이유를 인간적인 요인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도 있었다. 사실 믿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능숙하게 잘하면서 남들에게 칭찬받는 성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박주영 선수의 경우는 그것들이 그의 신앙의 결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바로 그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귀한 일이며 주 안에서 하나 된 성도로서 기쁜 일이다. 그가 축구를 잘하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로 말미암은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것은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그 뿌리를 제대로 알 수가 없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에게 그것이 ‘종교’때문이라고 여겨졌다면 그것이 정말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거룩한 삶의 모습인 것이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직장에서 크리스쳔들이 인정받고 칭찬 받을때 그 이유가 바로 “종교 때문이에요”라고 말한다면 그것이 가장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크리스쳔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