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K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무명이었다. 틈만 나면 방송국으로 찾아와 대사 한마디 없어도 좋으니 제발 카메라 앞에만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졸랐었던 사람이다. 하루종일 방송국 복도에서 할 일없이 서성이다 어쩌다 눈이 마주치는 사람에겐 달려가 어떻게든 아는척하며 말을 걸며 허리를 반으로 굽혀 큰소리로 인사를 해도 제대로 받아 주는 사람이 없었다. 자신의 사진이 박힌 명함을 하루에도 수십 장 돌리고 화장실까지 쫓아와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칠 때만 해도 그의 앞날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마저도 그가 차라리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는 게 낳겠다는 생각도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사람에겐 믿음이 있었다. 언젠가는 자기도 다른 연예인처럼 스타가 될 것이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단지 지금은 때가 아닐 뿐, 분명한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해 그곳을 향해 달려가면 언젠가는 자신도 대중의 사랑과 인기를 받게 되는 유명한 개그맨이 되리라는 확신이었다. 그 확신과 믿음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가당치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냥 말로만 큰소리 치는 호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나 그 당당한 웃음과 말투엔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언젠가는 대중들이 자신의 말 한마디에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게 될 날이 오게 되리라는 믿음이 확고했다. 그런데 그는 요즘 예전처럼 방송국의 복도에서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그가 건네주었던 명함으로 전화를 해도 연락이 잘 안 된다. 전화를 걸면 음성메시지만 들리고 매니저에게 연락을 해야 겨우 스케줄을 뽑아낼 수 있다. 그는 그 후에 자신의 믿음대로 인기 개그맨이 된 것이다.

그가 그렇게도 소원하고 바라던 인기 개그맨의 대열에 올라서서 매니저가 시간 관리를 해 주어야 할 정도가 된 것이다. 물론 그는 지난 시간동안 남몰래 피눈물 나는 연습과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믿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남모르는 과정이 숨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믿음대로 소원이 이루어졌다. 믿음은 말 그대로 믿음이다. 믿으면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다. 문제는 믿음이 없는 사람이다. 미래에 대한 믿음, 자신에 대한 믿음, 반드시 목표를 이루고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

나는 개그맨 K가 요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코미디 연기를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나는 과연 어떤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는 것일까? 개그맨 지망생도 믿음을 갖고 그 믿음을 이루었는데 과연 내게는 어떤 믿음이 있는 것일까? Http://jongchul.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