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방법과 때, 사람과는 달라
방황하던 아이 기도로 마음 다잡아
봉사…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첩경

어려서부터 교회 뜰을 밟고 자란 건 우리 부부에게 큰복임에 틀림없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를 전도하기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볼 때면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고맙고 또 고맙다. 문제는 망각이다. 언제든 우리가 아쉽고 필요할 때면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주님의 은혜를 잊고 살 때가 많으니 하나님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결혼 전 우리 부부는 교회학교와 성가대에서 열심히 봉사했다. 주변사람들은 열심히 봉사한다고 했지만, 우린 힘든 줄 몰랐고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보람이었다. 학생들이 기분 좋아 할 때면 날아갈 것 같았고, 우리의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성도들이 함께 은혜를 받으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봉사를 통해 우린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체험할 수 있었고, 주변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주님 은혜를 많이 받았으면 주님을 위해 더 많이 일해야 했지만, 우린 바쁜 일상을 핑계로 봉사에서 손을 놓았다. 마음 가운데는 늘 ‘봉사를 다시 시작해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쉽게 다시 시작하지 못했다. 봉사를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운영하던 사업도 어려움을 겪어 정리해야 했다. 또 이런 저런 이유로 인천으로 이사를 가게 되니 교회출석마저 버거워졌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니 좋아하는 건 사단이었고, 사단은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우리 부부를 괴롭게 했다. 중학교 때까지 공부를 잘 하던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부터 공부를 하지 않았다.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학교생활에서 한 눈을 팔기 시작하니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렇게 신호가 왔을 때 바로 하나님께로 돌아섰으면 좋았을 테지만, 우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성적이 떨어지는 것이 교회 때문이 아니지만 아이가 ‘공부하는데 시간을 뺏긴다’며 교회에 가지 않는 것을 방치했고, 심지어 아이의 공부를 위해 우리의 신앙생활마저 허술하게 했다. 주일에도 도서관에 다녀오는 아이의 밥을 챙겨주기 위해 교회에 가는 것을 미뤘고, 빼먹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공부에 대해 마음을 정하지 못한 아이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고, 한번 떨어진 성적은 다시 오르지 않고 끝을 모르고 떨어졌다.

문제와 마주하게 되자 그제야 하나님이 생각났다. 물론 그 동안에도 틈틈이 교회 뜰은 밟았지만, 분명 예전의 열심과 열정은 온데 간데 없었다. 그저 주일에 교회에 가고 오는 정도였었다. 하나님 앞에 용서를 구하고 아이를 하나님께 의탁하는 기도를 했다. 매일 등교하는 아이를 붙들고 기도했고, 잠들기 전에 다시 붙잡고 기도했다.

그러자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아이는 ‘대학에 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해 우리 부부를 긴장시켰는데, 마음을 잡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주일성수도 빼놓지 않았다. 그렇게 하자 전교에서 바닥을 달리던 아이의 성적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초실력이 없는 아이여서 학교에서는 선생님조차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실력이 빠르게 향상돼 1학기 때만 해도 올려다보지 못했던 학교에 선생님이 입학을 권할 정도였다. 안타깝게 이번 수학능력시험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아이가 소망을 잃지 않고 도전의식을 갖게 돼 참으로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아이를 통한 우리 부부의 신앙회복이다. 아이를 붙들고 기도하며 우리의 신앙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오랜 기간 망설여왔던 봉사를 지난해 8월부터 다시 시작한 것이다. 봉사를 통해 녹이 슬었던 우리 부부의 신앙생활에 다시 윤기가 흐르고 있고, 잃었던 열정을 회복케 되었다. 그렇게 신앙생활에 열심을 갖자 하나님이 우리 가정의 일에 관여하셨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4, 5개월 가량 회사에서 급여를 받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하나님은 아내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자리를 허락하셨다. 분명 우리 생각대로라면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는데, 하나님은 피할 길을 예비하셨다.

가까운 길을 놔두고 먼길을 돌아온 기분이다. 하지만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기다려준 하나님을 생각하면 그것을 원망할 수 없다. 이제껏 분주히 달려온 인생여정을 돌아보니 하나님께 맡기는 삶이 언제든 순탄한 길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사람의 방법이 좋아 보이고, 정확해 보일 때가 있지만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면 그것이 곧 어려움의 시작인 것을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소망하기는 우리 부부가 만난 하나님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만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