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면 빠지지 않는 얘기가 있다. 바로 ‘나이’ 이야기다. 더러는 한 살 더 먹는다는 사실에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 반대다. 이쯤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얘기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이런 말이 있다는 것은 나이를 숫자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사람보다 그 숫자에 얽매여 사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일 게다. 많은 경우 말 따로 생각 따로이니 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이번 주 미니인터뷰에서 만난 성도들은 나이를 호령하며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편집자 註>
“나이, ‘그까이꺼’ 뭐”
하나님 위해 일하겠다 결심, 직장 명퇴신청
박상일 안수집사와 부인 최춘옥 권사(안산성전)
처음 만난 사람은 박상일 안수집사다. 올해 우리 나이로 꽉 채운 70세.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1995년 명예퇴직 후 그는 기도했다. “전도할 수 있게 오랫동안 살아온 방배동을 떠나게 해달라”는 기도였다. 취업하기 힘들고 한 번 꿰찬 자리는 내놓기 힘든 요즘 뜬금없는 소리 같다. 정년을 2년 여 남긴 시점이었고, 직장에서 ‘일 못한다’고 ‘나가라’고 하지 않았다.
궁금해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커서”라고 했다. 원래 그의 생각은 ‘정년퇴임 후에는 전적으로 하나님만 위해 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도할 때 그의 마음에 이런 마음이 들었다. ‘직장에서도 유통기한이 다한 것을 가지고 하나님을 위해 일하겠냐’는 생각이었다. 그런 마음이 들자 직장생활의 의미가 사라졌다. 과감히 사표를 냈다. 그렇게 35년 공직생활을 마무리짓고 현재 살고 있는 안산으로 이사왔다.
그리고 결심한대로 병원을 돌며 복음을 전하고 있고, 공원을 돌며 전도하고 있다. 복음을 전하며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이런 것들을 채우기 위해 목회자들이 추천하는 책도 구입해 읽었고, 틈틈이 교회에서 여는 훈련과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일테면 상담소에서 성도들을 위해 마련하고 있는 상담학교라든가, 평신도훈련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내적치유세미나, 영성치유학교, 오순절제자훈련학교 등에 참석해 영적 건강을 챙기고 있다.
내친김에 올해부터는 내적치유세미나가 열릴 때마다 봉사팀장으로 마음에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성도들의 회복을 위해 섬기고 있다. 70세 나이에 봉사팀장이라니,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는 묵묵히 주어진 봉사를 감당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는 고승덕 변호사의 책이 아니더라도 그는 오래 전부터 이 말을 마음에 두고 있다. 사람에게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있지만, 하나님 앞에 이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역시 처음부터 이렇게 하지는 않았다. 예수를 믿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 모난 부분이 깎였다. 신앙생활을 하며 하나님은 그와 부인, 가정의 상처들을 회복시키셨다. 영적인 회복과 함께 육체적으로도 나약한 부분을 낫게 하셨다. 이런 체험들이 쌓이며 그의 가치관에 변화가 왔다. 세상의 일도 중요하지만 은혜를 받고 보니 일의 우선 순위가 달라졌다.
특히 지난해 9월 참석한 내적치유세미나는 속사람을 더욱 건강케 했다. 참가 후 너무 좋아 올해 2월에 열린 내적치유세미나에는 부인 최춘옥 권사는 물론 세 명의 교구식구들과 함께 가 하나님이 주시는 치유와 회복을 경험했다.
“무의식의 세계 속에 잠들어 있는 상처를 끄집어내는 건 아픈 일이지만 곪은 것이 살이 되지는 않습니다. 새 살이 돋도록 상처에 소독약을 바르는 것이 당장은 아프지만 훨씬 낫다는 것을 세미나를 통해 다시금 체험했습니다” 이런 체험 때문일까. 그를 보고 70대 할아버지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언제나 청춘이란 이런 때 쓰는 말일 게다.
박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