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가정세미나 사역자로, 
재소자들의 스승으로 빛 전해
하나님께 받은 사랑 사회에 전파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힘을 주는 존재이다. 꼭 전통적인 가치를 운운하지 않아도, 세상에서 지치고 힘들 때면 저절로 떠오르는 것이 가족이고 가정이라는 것을 우린 체험으로 알고 있다. 반대로 가정이 평안하지 않으면 밖에 나와서도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기 마련이다.

김영숙 원장은 예순이 훌쩍 넘었지만 나이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소탈한 친구처럼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또 엄마처럼 행복한 가정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고, 언니처럼 든든한 마음의 응원을 보내준다.

김 원장은 사업가인 남편 두상달 장로와 함께 1987년부터 가정 세미나를 열어 행복한 가정은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위기의 가정에는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왔다. 현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교회, 기업, 관공서 등에서 1년에 100회 이상 강연을 한다. 김영숙 원장이 진행하는 부부강좌는 무엇보다 형식이 독특하다. 한 강단 위에서 남편은 남편의 이야기를, 아내는 아내의 이야기를 같이 전하다 보면 듣는 이들의 공감을 얻게 된다.

 “가정 세미나에 참석하면 상대방이 보이고 이해하고 배려를 할 수 있게 되요. 부부가 얼마나 다르겠어요? 코로 숨쉬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갈등이 있어요. 나와의 갈등도 있는데 나는 나니까 용납하고 살잖아요. 근데 다른 사람은 내가 아니고 너니까 용납을 못하는 거죠” 김 원장은 차이를 이해하고 노력하는 것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비결이라고 귀띔한다. 김 원장은 “사이가 좋은 부부라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도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이겨낼 수 있어요. ‘당신은 하는 짓마다 그럴수가 있냐?’는 등 책임 전가 하는 말이 쌓여서 갈등구조를 낳는 거예요.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 행동인가 생각하고 선택해서 마음을 돌리는 지혜가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갈등은 살아있다는 증거요, 터널은 지름길이다’라고 말한다. “터널에 머물러 있으면 자기도 고통스럽지만 터널 정체로 여러사람이 힘들어져요. 시댁, 친정, 자녀 모두 힘들죠. 갈등이 있으면 시간도 절약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요. 말을 안하고 꿍하고 있으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잘 싸우는 부부에게 희망이 있어요”

가정 문제의 베테랑이 된 김영숙 원장은 원래 이화여대에서 약학 전공했지만, 결혼후15년동안 아이들 키우고 살림만 하던 전업주부였다. 그랬던 김영숙 원장이 신학을 공부하고 가정 상담을 공부한 이유가 있다. “남주려고요. 친구들에게도 이렇게 말해요. 얘들아 조금만 기다려. 내가 중년학 공부하고 노년학 공부해서 다 가르쳐줄께” 작년 6월에는 그간의 사역을 바탕으로 논문을 써 미국 풀러신학대학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가 평생 공부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한국 전쟁 때 아버지를 잃은 뒤 어머니가 사남매를 키우시며 많이 힘들었지만 김 원장의 어머니는 자식들 밥은 굶겨도 학교는 보낸다는 마음으로 자녀들을 교육시키셨다고 한다.

김 원장은 대학에 다니면서 ‘남들 다 다니는데 나는 왜 안돼?’라는 마음으로 교회에 출석했다가 예수를 믿게 됐다. 이후 대학 기독교동아리 활동하면서 남편을 만났다. 대학을 졸업한 김 원장은 제약회사 공채에 합격해 사회 생활도 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 탓에 결혼과 동시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김영숙 원장은 그후 아이 셋을 낳아 키웠다. 그러던 중 1970년 초 오일쇼크 영향으로 남편의 사업이 망했다. “갈현동 맨 꼭대기, 하늘 하고 제일 가까운 집에 살면서 때거리도 없었던 적이 있어요. 그래도 아이들 단백질 섭취는 시켜야겠더라구요. 닭을 키워서 계란을 먹였죠. 사료가 비싸니 시장 가서 생선 다듬고 남은 부분 가지고 모이를 만들었어요. 30대 초반 이었는데 그때는 별로 힘들다거나 못살겠다라는 생각은 안들었죠. 물론 금식기도며 작정기도는 무진장 많이 했어요. 그렇게 금식기도를 자주하는데도 젖은 잘 나오더라구요. 하나님 은혜지요”

김영숙 원장은  “삶의 무게는 다 있어요. 그리고 그 무게는 자기가 정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똑같은 고난이 있을때 별거 아니야 하나님이 함께 해주시기 때문에 나는 이길 수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같은 상황인데 엄살부리며 ‘내 인생 다 무너진다. 억장 무너지내’라고 표현할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김영숙 원장은 지난 23년 동안 안양교도소에서 매주 한번 재소자들에게 한글과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성경을 교재로 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재소자들에게 삶의 소망과 함께 지식을 전한다. “전 뭐든 한 번 하면 오래하니까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는지도 몰랐어요” 한결같은 사랑을 나눈 덕분에 그는 재소자들에게 스승으로, 어머니로 불리고 있다. 

크리스천으로서 늘 하나님을 생각하면 하나님께서 ‘네가 나늘 사랑하느냐?’라고 질문하신다는 김 원장. “'더 충성되게 살아야 하는데…'라는 마음 뿐이죠. 그래서 ‘주님이 나를 사랑해 주세요’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그를 겸손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에게 소망을 물었다. 가정 지킴이 김영숙 원장은 “모든 가정이 행복한 가정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것을 위해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하고 또 하는게 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