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소리노을 소속 학생들 뭉쳐 
매주 단어 400개, 문제집 3∼4권 풀어
평균 10점씩 올라 학부모에게 인기만점 
   
 “공부해서 남주냐?”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무색하게 하는 모임이 교회학교에 있다. 이름하여 ‘공 남 모’. 공부해서 남주는 모임이다. 봉사도 공부도 최고가 되겠다며 뭉친 이들은 고등부 찬양팀인 소리노을 학생들이다.   

 공남모는 올해 서울대학교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한 박사무엘 학생에 의해 2004년 3월부터 시작됐다. “1학년 때부터 싱어로 소리노을에서 봉사했어요. 소리노을은 주일 뿐 아니라 토요일에도 연습이 있어요. 수련회 준비를 위해 방학 때도 교회에 나와 악기와 워십, 찬양 연습을 해야하죠. 친구들이 은혜롭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려면 저희가 더 많이 노력하고 연습해야하거든요”

 소리노을의 연습시간이 평일에도 이어지기 일쑤. 그러다보니 학업에 소홀해지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 학부모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한다. 
 “봉사도 열심히 하고 성적도 올리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공남모를 만들었어요. 봉사와 공부는 따로가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이제 공남모는 학부모들에게 환영받는 모임이 됐다.   

 공남모에는 올해 졸업한 학생 3명을 포함해 총 20명이 소속돼 있다. 공남모 회원들은 평일에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매주 400개의 영어단어를 외우고 3∼4권의 문제집을 풀어야 한다. 미룰 수도 없다. 숙제 안하면 5000원, 단어시험에서 하나 틀리면 500원이니 벌금 내지 않으려면 기를 쓰고 공부해야 한다. 문제집도 다함께 대형서점에 가서 고른다. 개인에 따라 추가 숙제와 보충학습도 있다. 틀린 문제는 취약점을 분석하고 다음 문제집을 선정하는 기준이 된다. 빡빡한 공부계획만 짜여져 있는 것은 아니다. 1달에 1번씩 모여서 그동안 지내왔던 일들을 나누며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닌다고. 그 비용은 벌금으로 충당한다. 

 공남모는 ▲매일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공부(단, 50분 공부 10분 휴식) ▲매일 아침 6시 10분부터 ‘새벽나라’ QT를 철저히 지킨다.  
 공부 시작 30분 전에는 박사무엘 학생이 공부를 준비하라는 문자를 보내고 각자 책상앞에서 준비를 끝낸 회원들은 답 문자를 보내며 공부할 준비가 돼있음을 알린다. QT도 마찬가지. 묵상 시작 10분 전에도 문자 공세가 시작된다. 답 문자가 안오면 전화해서 직접 깨우기도 한다. 
 소리노을 후배들의 학습플래너로 나선 박사무엘 학생은 후배들의 성적이 오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실제로 공남모 회원들의 성적이 평균 10점이나 올랐다. 공남모 회원들은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고 입을 모은다. 

 2학년 류가연 학생은 “TV를 보고 있어도 7시가 되면 책상앞에 앉게 된다”고 전했고, 최보람 학생은 “같이 공부하니 계획이 흐트러지지 않고 시간관리가 잘 된다.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모르는데 선배가 도와주니 든든하다”며 공남모를 지지했다. 김지혜 학생은 “학원에 다녀보고 과외를 해도 흥미가 없었는데 공남모에 들어와서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며 “부모님들도 너무 좋아하신다”고 소감을 밝혔다.

 3월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공남모 안에는 더욱 탄탄한 계획들이 늘어섰다. “1학년들을 대상으로 토요일 6시부터 10시까지 영어, 수학 과외를 할 예정이에요. 매주 400개씩 외우는 단어 중 무작위로 50단어씩 시험도 볼꺼예요. 후배들에게 공부도 잘하고 봉사도 열심히 하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어요. 공남모가 더욱 활성화되서 풍성한 결실로 맺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