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서 우리를 도우라’ 외침… 귀기울여야

얼마 전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개그와 오락프로그램의 소재가 된 적이 있었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가볍게 우스개처럼 꼬집는 것까지는 받아들이지만 진지한 논의는 여전히 불편해 한다. 그 저변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물론 이는 물리적 비용을 의미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내심 우리 안에 잘 사는 나라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나라의 사람들을 구분해 차별하는 게 실은 더 큰 문제다. 과거 우리가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우리 선배들이 해외에서 당했던 아픔을 이제 우리사회에 들어와 일하는 저개발 국가사람들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는 건 아닌지 고민해볼 문제다.

그나마 불법체류 신분이 아니라면 좀 낫다. 하지만 불법으로 체류하는 상황이라면 임금체불은 물론 내국인과 동일한 일을 해도, 같은 기술과 실력을 가졌다 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불평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인의 상식으로야 ‘설마 그럴까’ 하겠지만,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설명도 있었다.

외국어예배국 중국어예배부를 담당하고 있는 유력화 전도사는 일반교구 목회자들이라면 하지 않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가 소개한 특이사역은 교구식구들의 체불임금 찾아주기에서부터 각종 계약 시 동행하기, 몸이 아픈 환자들과 동행해 의사에게 어떻게 아픈지 대신 설명하기 등으로 일반교구에서라면 목회자가 나설 필요 없는 일들이었다. 물론 불법체류 노동자들도 포함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불법체류를 하지 않고 고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지만, 당장 몸이 아픈 사람들, 임금을 받지 못하고 애태우는 사람들에게 이에 대한 설득은 무의미하다. 유 전도사는 “불법체류를 하지 말아야 하지만, 불법체류를 한다고 해서 억울한 일을 당한다면 이는 성숙한 사회문화는 아닐 것”이라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해 복음의 씨앗으로 심겨질 수 있도록 성도들이 관심을 갖고 기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많은 유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순복음의 영성과 말씀으로 변화 받아 그리스도의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사회에서 당하는 설움이 교회에서 해소되도록 이들을 만나면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반갑게 인사하고 우리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자”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은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나와 다르다는 것’, ‘우리와 다르다는 것’ 그리고 ‘내가 아닌 세상의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인권이 사람의 가진 것에 따라 차별된다면 이야말로 후진사회를 면치 못할뿐더러 복음전파의 큰 장애가 될 것임은 자명하지 않을까. 그 선택은 우리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