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동해’를 잃어버렸었다. 우리나라 지도에는 버젓이 있는 동해가 세계지도에서는 ‘일본해’로 명명되어 그 자취를 찾아 볼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세계지도에 ‘동해’가 돌아왔다. 잃어버린 동해를 되찾은 것은 어떤 군사력도, 외교력도, 물리력도 아닌 나라를 사랑하는 한 청년의 편지 한 통이었다. 이 청년이 바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 :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박기태 단장(32)이다.

 반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해외 교과서, 지도 등 잘못 표기되거나 혹은 잘못 알려진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을 물론 세계에 한국을 홍보하는 민간 사이버외교관을 양성하는 민간단체다. 현재 인터넷 사이트(www.prkorea.com)를 통해 외국교과서 등 오류시정프로젝트 사업, 전국 청소년 해외 e-펜팔 사귀기 사업,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 사업, 내 고장 포토제닉 사업 등 9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크 사무실에서 만난 박기태 단장의 첫 인상은 ‘피터팬’이었다. 작년 세계최대검색사이트 구글의 지도서비스 ‘구글어스’에 나와 있는 일본해를 동해로 바꾼 것에 앙심을 품은 일본네티즌들의 사이버테러가 있었다.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국민들이 반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반크는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이런 범국민적 운동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으레 통솔력을 겸비하고 무게감을 갖고 있는 사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박 단장은 그런 생각을 깨뜨렸다. 인터뷰를 하는 시종일관 끊이지 않는 웃음 그리고 자신이 가진 사명과 꿈에 벅차하는 순수한 소년 즉 피터팬 같은 사람이 바로 박 단장이었다.

 범국민적 관심 속에 하루하루 커져만 가는 반크의 꿈과 비전에 대해 박 단장은 “지금도 너무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사실 반크는 작은 펜팔 사이트에서 시작했다. 8년 전 “해외 어학연수 없이도 외국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생각에 박 단장은 웹사이트를 개설 외국 친구들을 끌어 모았다. 그런데 그들은 한국을 너무나 모르고 있었다. 아니 잘못알고 있었다. 그렇게 ‘한국 바로 알리기’는 지금의 반크 시초가 되었다. 하루는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 지도를 보내주기 위해 들린 ‘내셔널 지오그래픽’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박 단장은 정식으로 정정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다. 왜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인지 설명을 첨부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답장이 왔다. 더욱이 수정해주겠다는 것이었다. 박 단장은 당시를 회고하며 “너무 놀랐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놀랬죠. 그래서 오류시정 사업을 시작했고 외국사이트의 300여 개 이상의 오류를 수정하는 쾌거를 이루었죠” 또한 “반크는 범국민적운동의 단계를 넘어 아시아의 피스메이커(Peace Maker;평화수호자), 나아가 월드체인저(World Chager ; 세계를 변화시키는 자)를 목표로 그 꿈을 한단계 한단계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반크의 비전을 밝혔다. 반크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반크의 정신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되며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입니다”는 성경구절처럼 반크는 점점 성장하고 있다.

 이런 반크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분명 반크회원들의 힘이 지금의 반크를 만들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힘 외에 반크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이 있었다. 박 단장은 “그 힘은 바로 하나님”이라고 고백했다. 박 단장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를 따라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박 단장은 주일학교에서 하는 행사 중 인형극의 홍보를 담당하게 되었다. 처음 맡는 행사에 인형극으로 친구들을 모으려고 하니 막막했다. 하지만 박 단장은 하나님께 기도를 했고 하나님은 그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인형극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게 해주셨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란 것을 알게 된 것은 그 때부터였어요” 박 단장은 그 때 받은 은혜로 선교사를 꿈꾸며 신학교로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무신론자인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그 꿈을 접어야만 했다. 하지만 반크에 대한 비전이 생기면서 대학원을 포기하고 다니던 직장을 관두면서까지 반크에 매달리면서 그는 “이 길이 내 길이구나. 하나님께서 나를 쓰시려고 했던 장소가 여기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한국을 알리고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도 같이 전하는 반크가 있는 사이버세상은 크리스천에게 있어 미개척지나 다름이 없었다. 하나님은 그에게 사이버선교사라는 직함과 함께 사이버세상을 개척하라는 사명을 주신 것이었다.

 박 단장은 매일 아침 QT와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특히 문제에 부딪힐 때 마다 더욱 간절히 성경을 읽고 기도한다. 또 하나님의 뜻을 더 잘 이해하고자 신학대학원대학교에도 다니고 있다. 그는 반크를 이끄는 힘은 어떤 철학과 이념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겨자씨의 말씀’과 ‘성령의 열매’라고 고백한다. 박 단장은 “최근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다보니 기도와 말씀에 더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8년 전 ‘열정’ 하나로 시작했다면 앞으로는 오직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곳’을 향하고 꿈꾸는 모세와 요셉 같은 리더가 되어 반크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반크는 박 단장을 비롯해 사이버외교관을 양성하는 ‘보모’들 역시 모두 크리스천이다. 이들 앞에는 독도, 고구려, 동해 등 많은 해일들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나라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기도와 노력은 풍성한 결실이 되어 새처럼 날아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