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마가복음 10장 46절에서 52절에 보면 주님께서 소경 바디매오의 눈을 뜨게 하신 치유 사역의 모습이 나온다.

 첫째로 본문은 예나 지금이나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한 소경 바디매오라는 인물을 등장 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왜 성경은 이와 같은 불가능한 문제를 가진 인물을 등장 시키고 있을까?

 소경은 시신경이 죽어버려 더 이상 회복할 수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3차원의 절망적인 문제 속에 있더라도 4차원의 통로요 하나님 나라의 생명 공급자이신 주님을 통하면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둘째로 소경 바디매오가 인식하고 믿고 기대하고 바라본 주님의 모습이다. 47절에 보면 바디매오는 주님을 ‘다윗의 자손 예수’라고 부르고 있다. 이 말은 “구약성경 속에 예언된 다윗의 자손으로 오실 메시아가 바로 주님이신 것을 믿습니다”라는 신앙고백이다. 또한 그는 ‘소리 질러’ 주님을 불렀다. 이것은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짖는 기도의 고백으로 주님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외쳤다. 여기서 말하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

 그는 절망적인 불구를 가지고 있는 소경이요 생활능력이 없는 거지였다. 때문에 미래에 대한 소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소외되고 실패한 존재를 의미한다. 그러나 주님께서 불쌍히 여겨 은혜를 베풀어 주시면 볼 수 없는 소경이 볼 수 있는 시력과 삶의 활력을 얻어 거지생활을 청산할 수 있고 미래의 소망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줄로 믿는다는 간절한 간구가 담겨져 있다. 이와 같은 고백은 주님을 3차원적 존재인 랍비나 선생정도로 인식했다면 도저히 고백하거나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바디매오는 주님을 3차원의 불가능과 절망조차 능히 치유하고 가능케 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꾸짖어 잠잠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 앞으로 달려 나올 수가 있었던 것이다.

 셋째로 주님께서 바디매오를 향하여 “네게 무엇을 하여주기를 원하느냐?”라고 물으셨다. 어쩌면 이 질문은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소경이 소리를 질러가며 주님 앞에 달려 나올 때는 오직 눈을 뜨고 싶다는 것 이외에 다른 소원이 있다고 여겨지기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그의 마음과 생각과 인식 속에 정확하게 주님을 어떻게 믿고 기대하고 있는지를 듣기를 원하셨다. “소경이라는 문제는 3차원에서는 절망 중에 절망인데 나를 통하여 4차원적인 하나님 나라의 능력이 임하여 다시 볼 수 있는 치료와 기적이 임할 것을 믿느냐?”라고 물으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질문은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4차원적인 영성으로 볼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입술의 고백을 하게 하신 것이다.

 넷째로 바디매오는 이 질문에 “내가 보기를 원하나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일반적으로 소경들의 입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고 꿈꾸고 기대한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도저히 상상하거나 바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본문의 바디매오는 주님을 메시아로 믿고 확신하기에 요행이나 재수를 바라는 것이 아닌 능히 주님을 통하여 보기를 원한다고 담대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로 이에 대한 주님의 대답은 52절에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고 선포하시는 치유 선언이 된것이다. 이 말씀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권세와 능력을 소유하신 창조자의 선언이었다. 그리고 성경은 “저가 곧 보게 되어 예수를 길에서 좇으니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말씀이 선포되자 바디매오에게 하나님 나라와 생명의 치유가 임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도 주님은 하나님의 자녀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면서 이렇게 물으신다. “내가 네게 무엇 하여주기를 원하느냐?” 이미 우리의 문제를 알고 계시는 주님이시지만 우리가 정확하게 주님을 어떻게 인식하고 믿고 의지하고 바라고 꿈꾸고 있는지를 그 입술의 고백을 통하여 듣고싶어 하시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님의 심정을 알고 주님을 향하여 믿음의 고백을 드리는 성도들에게는 주님의 치유와 기적이 여전히 계속된다. 바로 지금!

김유민 목사(김포성전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