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굿샷 날리는 코리안 탱크

경기마다 기도로 시작하는 프로골퍼
아내따라 교회나가… 세례받고 은혜 체험
비전은 불우한 아이들에게 희망 주는 것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크라이슬러클래식 마지막날(2005년 10월 3일)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포리스트오크스골프장 12번홀. 최경주의 샷이 조금 짧아 공이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져버렸다. 최경주는 벙커로 걸어가며 좋은 곳에 공이 놓여 있기를 기도했다.
 “공을 보는 순간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사람이 손으로 갖다 놓아도 그렇게 좋은 곳에 놓지는 못할 거예요. 순간 파(Par)는 하겠다고 느꼈어요”
 최경주는 가볍게 공을 날렸다. 하얀 모래와 함께 날아간 공은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코리안탱크 최경주가 3년 만에 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었다.
 이번 우승의 의미는 그에게 각별했다. 어느 때보다도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매달린 후에 얻은 승리였기 때문이었다. 뿐만아니다. 그 동안 부진했던 성적이 올랐고, 내년 메이저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도 부여됐다. 그리고 2007년까지 PGA투어 멤버로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된 것이다.
 “기도는 보이지 않는 엄청난 파워가 있어요. 경기를 하면서 몸소 느꼈던 것이죠. 운동경기가 다 그렇겠지만 특히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그 싸움은 주님이 다스려 주셔야만 이길 수 있어요. 그래서 경기를 시작할때마다 기도를 해요. 긴장을 낮추어 달라고, 또 경기가 잘 풀려도 자만하지 않게 해달라고요”
 믿음의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가 결정적으로 하나님을 믿게 된것은 1992년. 모태 신앙인 아내를 만나면서 부터다. 최 선수는 아내의 권유로 교회를 나갔고, 신앙을 키워나갔다.
 “결혼 초 아내는 함께 기도하고 싶어 했어요. 하지만 강요는 안했죠. 아내는 피곤하니 누우라고 하며 제 발을 잡고 기도해 주었어요. 저는 피곤해서 잠들어 버리고요. 눈뜨면 아침이었죠. 참 미안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기도하게 됐어요. 아내와 함께 새벽예배도 다녔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예배가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있어서 주일예배를 드리는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상황이 달랐어요. 중소도시 대부분 교회 예배가 한 번 정도라 경기가 있으면 주일성수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예배를 안드리니 신앙이 엉키는 것 같고…. 그래서 아내와 저는 수요예배는 빠지지 말자고 했죠. 수요예배는 시합 전날이니깐 아침이든 저녁이든 무조건 드리자라고 마음을 먹고 예배를 드리죠”
 최 선수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사건은 세례와 성찬이었다. 최 선수는 1999년에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성찬을 한 후 경기에 출전했다. 6년동안 아시아컵 경기에서 열정을 다 쏟았는데도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었던 때였다.
 “세례받고 2주 뒤예요. 일본 드림오픈에서 우승을 한거예요. 6년동안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했던 우승이었죠. 이것은 주님의 계획이 아니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2주 후. 최경주 선수는 일본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했다. 두번의 우승은 그에게 미국에서 Q스쿨(프로시험)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저는 그때 이렇게 생각했어요. ‘하나님은 주실 때 확실히 주시는구나’라고요”
 2001년 최경주 선수는 마이애미에서 열린 Q스쿨에 참가했다. 경기종료 하루 전인 주일. 최 선수는 54위를 기록했다. 합격선은 35위까지였다. 주일 시합마치고 가족 모두가 교회로 향했다.
 “주님밖에는 어디에도 매달릴 곳이 없었어요. 정말 절실했어요. 그 때 우리 가족은 ‘주안에 있는 나에게’ 찬양을 부르고 또 불렀어요. 내일 떨어지면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정말 막막했어요. 미국에 온 목적이 없어지는 것이잖아요”
 최경주 선수는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겼다.
 Q스쿨 마지막날 6라운드 마지막 홀. 역시 어려운 상황이었다. 앉아서 라인을 보는게 아니라 기도를 했다. 최 선수가 살짝 친 공은 순간 멈추더니 홀로 들어갔다. 너무나 감사한 순간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아내가 울고 있었다. 결국 34위로 Q스쿨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 때 그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거듭나야겠다고 결심했다.
 2남1녀의 아버지 최경주 선수. 그는 유난히 아이들을 사랑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저녁에 아이들을 눕혀 놓고 기도를 해준단다. 아내한테 배운 것 같다고. 아이들은 최 선수가 기도를 해주어야 잠이 든다고 한다.
 최 선수의 넘치는 아이 사랑은 가정 밖으로도 흐르고 있었다. 1997년부터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2만원씩을 적립해 불우한 아이들을 돕고 있다. ‘사랑의 버디샷’은 빈곤 아동 교육비와 양육비 등으로 1억원이 넘는 금액을 기탁했다.
 또한 작년에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해 1만달러를 기아대책에 기부했다. 유니세프에도 아동구호성금으로 수천만원을 기탁했다. 현재 최경주 선수는 한국국제기아대책 홍보대사를 맡아 자신의 것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절망과 어려움을 뚫고 탱크처럼 전진하는 최경주 선수. 그는 희망이 없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하늘을 향해 희망의 샷을 쏘아 올린다.

글·이소흔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