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결정 받으면 채무소멸

김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부일 대표변호사, 법조선교회)

문: 은행과 사채를 여러 곳에 부담하고 있지만 변제할 가능성이 희박하여 파산선고를 신청하려 하는데, 파산선고를 받으면 이들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되는지요?

답:
1. 파산제도
채무자의 재산보다 채무가 많아 그 채무를 지급할 수 없을 때 채권자 혹은 채무자는 채무자의 주소지 관할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반적인 파산제도는 채권자가 신청을 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며, 이와 달리 채무자가 스스로 파산신청을 하는 경우를 특별히 구분하여 흔히 ‘소비자파산’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파산제도는 채무자가 법인이든 개인이든 구별하지 않으나 소비자파산은 채무자가 개인일 경우에 국한하며, 채무변제를 하지 않고도 널리 면책결정을 해주고 있어 신용회복을 기대하는 개인채무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2. 파산선고의 효과 및 면책결정
파산선고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여러가지 자격제한을 받으며 예컨대 공무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이 될 수 없으며, 회사의 대표이사나 이사가 될 수도 없다. 그러나,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을 상실하지는 않는다. 기존 채무는 파산선고가 내려지더라도 소멸하지 않으며, 따라서 채무자가 재산을 취득하면 기존 채권자는 이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파산선고 후 면책신청을 하여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을 경우 위와 같은 자격제한이 없어지게 되며, 기존 채무도 면제되어 채무자는 더 이상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면책결정은 채무자의 신청에 의하여 법원이 하게 되는데(법339조), 파산절차 진행 중 언제라도 할 수 있으며, 파산폐지결정 확정 후 1개월 이내까지 할 수 있다.

3. 면책불허사유
근자의 법원실무를 보면 매우 개방적으로 면책결정을 해주고 있으나 아래와 같은 몇 가지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면책결정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예시) ⑴파산자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재산을 은닉하거나 그 재산적 가치를 감소시킨 경우 ⑵낭비 또는 도박 기타 사행행위에 의하여 현저하게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 ⑶신용카드로 상품을 구입하여 이를 싼 가격에 전매한 경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