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13년 동안 복수만 생각하고 복수를 위해 살아온 여인 이금자. 복수의 힘으로 하루 하루 살아온 금자의 유일한 소망은 원수 백 선생을 자기 손으로 처단하는 일이다. 그녀의 복수는 일종의 속죄의식이기도 하다. 백 선생에게 유괴당해 죽은 아이와 그 일을 대신 뒤집어 쓴 자신이 감옥에 가면서 버려져야 했던 딸에 대한 속죄.
 속 생각이야 어떻든지 간에 빛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와 착한 행동에 사람들은 그녀를 친절한 금자씨로 불렀다. 그녀는 교도소 동료들의 도움으로 ‘아름답게’ 복수를 계획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자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져서 백 선생을 처단했을 때 그녀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렇게 준비하고 이룬 복수를 성공하면 그가 당했던 고통 모두가 보상이 되는 것일까? 고통 당하기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죽은 아이가 살아 돌아온다는 말인가? 모든 일을 마치고 흰 케익에 고개를 처박는 금자의 모습이 기뻐보이지 않는다. 뜻을 성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허탈하고 먹먹한 느낌이 나는 것은 모든 복수의 모습이다.
 금자의 대사 중 “죄를 지었으면 속죄 해야해 큰 죄는 크게, 작은 죄는 작게”라는 것이 있다. 이것이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명시한 고대 법률처럼 인류는 오랫동안 복수법을 정당하게 여겨왔다. 그러나 죄는 죄 일뿐. 복수를 위해 다른 죄를 짓고 그 멍에를 써야 한다는 것은 피해자 입장에선 더욱 곤란에 빠지는 일이다. 복수를 위해 짓는 죄의 무게도 동일하게 무겁기 때문이다. 인간의 복수는 새로운 복수의 고리를 만드는 악순환의 연속 일수밖에 없다. 악에 악을 더하는 것! 그것이 복수다.
 금자는 스스로 구원의 길을 만들고 그길을 따라 걸었지만 그녀는 원했던대로 속죄 받았을까? 진정 구원 받았을까? 친절한 금자씨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절대 구원 받을 수 없는 인간의 모습 그대로다. 감옥 안에서 그녀는 기도를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그녀가 간증집회하는 모습과 기도를 때밀이 타올에 비교하는 이야기하는 모습 등에서 사람들은 기독교를 보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 그 곳에 하나님은 없었다. 금자는 한번도 하나님을 부르지 않았으며 자기만의 속죄 의식을 해나갈 뿐이었다.
 악이 득세하는 세상같지만 결국 하나님의 공의가 모든 것을 심판할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로마서 12장 19절은 이렇게 권면한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이 직접 복수하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길은 하나님께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