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나라도 맞벌이가 보편화되었다. 고용이 불안한 요즘, 부인이 든든한 직장을 갖고 있는 남자는 동료들 사이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요즘 시중에 돌고 있는 오리시리즈가 요즘 세태를 반영한다.
  “교사나 의사처럼 정년이 보장된 직장을 가진 아내는 <금동오리>, 정년 보장이 안되는 대기업이나 일반 직장에 다니는 아내는 <청동오리>, 알도 낳지 못하면서 남편의 고혈만 뽑는 전업주부는 <탐관오리>, 종교에 빠져 가사를 팽개치고 다니는 아내는 가장 나쁜 <주에게 오리>”라는 게 오리시리즈의 내용이다. 그냥 웃고 넘기기에는 씁쓸함이 남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당장 금동오리와 청동오리가 낳는 알로 가족이 배부를지는 모른다. 하지만 멀리 내다봤을 때 과연 어떤 아내가 가정에 득을 가져올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어머니가 가정을 지키고 자녀와 함께 하는 일은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다.
  종교에 빠져 가사를 팽개치는 건 문제가 있겠지만, 자녀를 잘 돌보고 가정을 위해 기도하는 주부야말로 남편의 든든한 원군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자란 울산은 예전부터 어머니들이 공장에 다니거나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하여 돈을 벌었다. 친구 어머니들은 대부분 돈을 벌러 다녔지만 우리 어머니는 그리 풍족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낮에는 전도하고, 밤에는 철야기도와 새벽기도를 드렸다. 당장은 옆집이 풍요로워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동네에서 자녀가 모두 대학에 진학한 건 우리가정 밖에 없다.
  어머니는 가정예배를 드릴 때마다 “우리 가정이 꾸어줄지언정 꾸러가지 않게 해주시고, 자녀들이 꼬리가 되지 않고 머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다.
  가정을 지키는 아내, 기도하는 어머니야말로 다이아몬드 오리라는 걸 사람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근미 작가 www.root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