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사업이 잘 되지 않아 2년 전 5, 4살 된 아이들을 두고 직장을 다닌 적이 있다. 그러다 장사해 볼 요량에 가게를 얻어 계약을 해놓은 상태에서 몸에 이상증세가 느껴졌다.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으나 특별한 증세는 없고, 다만 가슴에 물혹이 생겼다고만 했다.

병원에서는 ‘물혹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제거해도, 그냥 놔둬도 상관없다고 했다. 하지만 찜찜한 생각에 물혹을 제거하기로 결정하고 큰 병원을 찾았다. 아뿔사！ 그런데 재검사 결과 물혹이 아닌 유방암으로 판명이 났다. 벌써 2기 말기에서 3기로 넘어가는 단계였다. 거기에 암세포가 림프관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아직 젊은 나이에, 아이들도 어린데 이런 병에 걸리다니” 울분이 터져 나왔다.  

너무 힘들어 ‘교회도 잘 다니고, 좋은 일 많이 하려고 노력하며 살았는데 이런 고통을 왜 나에게 주시냐. 왜 믿음을 주시기 위해 고통도 함께 주셨냐’며 원망어린 기도를 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네가 힘들지 않았다면 온전히 나를 찾았겠느냐, 나를 위해 살겠다고 했으면서 나를 진정으로 찾았느냐’라는 음성을 마음속에 들려주셨다.

그래도 나는 내가 무슨 죄가 있길래 이런 고통을 겪나 싶어 하나님께 또 다시 기도를 드렸다. 그러자 하나님은 ‘예수를 온전히 믿지 않고 네 힘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 잘못’이라고 일러주셨다. 맞다. 나는 삶이 힘들 때 내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고, 교회를 다니지 않으시는 시어머니를 내 힘으로 변화시킬수 있다고 자만했다. 또한 어머니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는 사랑없는 의무감으로 어머니를 대해 드렸다. 그것이 하나님께 죄송했다. 그 즈음 이모와 친정어머니의 권유로 다니던 장로교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옮겨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출석하면서 신앙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수술 전 조용기 목사님의 기도를 받은 것은 나에게 있어 큰 힘이 되었다. 사실 목사님께 안수 기도를 받기 며칠 전 꿈을 꾸었는데, 안수받던 일이 실제 상황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고 마음에 평안을 주어 나아지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유방암 수술과 암세포가 전이된 림프관의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나는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서 교회 중보기도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오전에는 치료를, 그리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매일 주님께 기도를 드리면서 내 마음은 평안을 찾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에 대해 긍휼한 마음도 갖게 되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옮기면서 변화된 것은 나의 신앙만이 아니었다. 아이들도 달라졌다. 그저 교회만 다니던 두 아들은 자발적으로 성경책을 읽으며, 열심히 기도생활을 했다. 

수술 후 항암 치료 중에 있던 어느 날 다섯살이었던 둘째 아들은 내 모습을 보고 속상했던지 잠자기 전 “하나님, 엄마 머리카락이 많이나게 해주세요”라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날 밤 꿈에 얼굴을 가릴 정도의 커다란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염려하지 말고, 근심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는데 왜 걱정을 하느냐’라는 음성이 들렸다. 꿈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치료의 손으로 나를 지켜주신다는 확신이 들었다. 확고해진 구원관에 긍정적인 생각이 내 안에 들어오자 나아야겠다는, 그래서 하나님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모든 항암치료를 견뎌내고 병원으로부터 완치라는 판명을 받게 되었다. 할렐루야！

병을 통해 순복음의 희망신앙을 배운 나는 올해 순복음신학원에 입학했다. 전도여행을 다니고 찬양동아리 활동을 하며 복음을 전하지만 피곤하지 않아 감사하다. 지난 5월부터는 황학동에서 할아버지와 동생 셋이서 사는 8살짜리 꼬마에게 한글과 수학을 가르치게 되었다. 1학년이지만 환경이 어려워 한글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고 있는 것 또한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