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은 건강한 사람만 해당
보양식보다 몸에 맞는 보통음식 더 좋아

불볕 더위에 몸이 지치는 요즘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름은 1년 중 몸을 다스리는 데 제일 힘든 시기 중 하나로 체력 소모가 많은 계절이다. 보양식은 한번 먹었다고 갑자기 몸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데 보양식만한 것도 없다. 우리 조상들 역시 복날이 되면 삼계탕이나 보신탕처럼 몸을 보신하는 음식을 먹었다. 문제는 이 같은 여름 보양식 대부분이 고단백,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이라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보양식을 안 먹느니만 못한 경우를 초래하기도 한다.

만성간염환자는 간세포 재생을 늘리고 체단백 손실을 막기 위해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는 다르다. 단백질이 소화될 때 나오는 암모니아가 간에서 요소로 해독되지 못하고 뇌 세포에 영향을 줘 간성혼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담석증은 주로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고지방 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담석증 환자가 통증발작을 피하기 위해서는 과식하지 말고 지방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여름철 보양식의 대표인 보신탕, 삼계탕, 장어구이와 같은 음식은 고단백 식품이면서 동시에 많은 양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이런 음식들은 담석통증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췌장염 환자들도 고지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췌장염 환자가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췌장이 강한 자극으로 인식, 췌장액을 분비하기 때문에 심한 통증과 함께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시원하고 고소함이 가득한 콩국수도 여름철 인기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신장기능이 만성적으로 떨어진 신부전증 환자는 두부나 두유, 콩과 같은 음식의 과다섭취는 자칫 고칼륨 혈증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물 가득한 수박도 쳐지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갈증을 해소해줄 뿐만 아니라 당분이 많아 피로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조금 과장해 말하면 당뇨병 환자의 경우 무심코 먹는 한 조각의 수박이 쇼크를 부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당뇨가 있다면 주스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목이 마르면 시원한 냉수나 보리차가 좋다. 입맛이 없다고 해서 식사를 거르는 것 또한 위험하다. 조금씩 자주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이태원 집사(이태원내과이비인후과원장, 순복음의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