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와 규식이가 장로 됐대”
 며칠 전 울산 친구 춘애가 전화를 했다. 그 때 내가 놀라서 뱉은 일성이다.
 “장로는 아버지들이 되는 거잖아！”
 친구들이 장로가 되었다는 말에 일순간 나이를 확 먹은 느낌이었다. 언제나 청춘이라고 착각하며 살았건만.
 이번에 장로가 된 친구들은 신생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교회를 부흥시킨 일꾼들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장로 피택을 받았다.
 18년 전 내가 울산에 살 때 다녔던 교회에 장년 교인은 300여 명 정도였다. 투표를 통해 장로를 선출했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장로는 우리 아버지를 포함하여 세 분뿐이었다. 장로는 전 교인에게 존경받으면서 사랑을 베풀어주는 어른이다. 목사는 설교 준비와 함께 공식적인 일이 많아 교인들과 일일이 함께 할 수 없었지만, 장로들은 교회 각 파트에 배정되어 늘 우리들을 따뜻하게 돌보아 주었다.
 장로라면 ‘교회의 제일 큰 어른’이라는 인식이 뿌리박혀 있었는데 친구들이 장로가 되었다니 새삼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면서 나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번에 장로가 된 한 친구는 내 어머니의 전도로 고등학교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자신이 택함받은 게 감격스럽다며 여전히 처음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얼마 전 울산에 갔을 때 믿음의 어머니께 드리라면서 나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두 친구의 장로장립을 알려준 춘애는 “둘은 옆에서 감탄할 정도로 충성스럽게 헌신 봉사 한다”면서 “그래서인지 이 불황에도 둘 다 사업이 잘된다”고 일러주었다.
 3대째 예수를 믿는 집안에서 교회 안가면 큰일나는 줄 알고 자란 나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당연히 가야 하는 교회에서 힘들이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친구들이 장로가 되었다는 소식에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신앙레이스를 달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오늘따라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마 19:30)는 말씀이 가슴에 와서 박힌다. 

이근미 작가 www.root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