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을 써달라는 한 잡지의 부탁 때문에 얼마 전 ‘마파도’라고 하는 한국영화를 본 일이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소녀를 죽이려고 하는 서슬 퍼런 깡패 두목 앞에 늙고 초라한 시골 아낙이 달려와 엎드립니다. 

 그리고는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깡패 두목에게 제발 살려달라는 시늉으로 애걸복걸 통사정을 합니다.  말을 못하는 아낙은 소녀의 어머니였던 것입니다. 비록 말은 못하지만 그 동작과 그 눈물이 너무나도 처연해서였던지 깡패는 차마 그 불쌍한 모녀를 어쩌지 못하고 재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포기하고 돌아서 가고 맙니다.  물론 영화는 꾸며낸 허구의 줄거리지만 그러나 작가들은 우리네 현실 가운데도 능히 있을 법한 얘기를 바탕으로 해서 얘기를 짓기 마련입니다. 만약 그런 광경이 실제 상황이었다고 한다면 깡패 악당의 흉포한 마음을 움직인 것은 바로 초라한 아낙의 ‘위대한 눈물의 힘’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눈물 속에는 위대한 힘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라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습니다. 또 “눈물 속에는 세상의 섭리를 움직이시는 분께 그 느낌의 선이 닿아 있다”라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서도 보면 많은 경우에 있어서 한 방울 눈물의 힘이 불가능을 가능케 하기도 하고, 한 방울 눈물의 힘이 원수의 죄를 용서하게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눈물로 용서를 구하는 자를 나 몰라라 하고 야박하게 벌주는 것은 그래서 비인간적인 행위로 간주되어 왔던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우는 아기 젖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기가 울면 시끄러우니까 멈추기 위해 엄마가 젖을 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는 아기의 눈물이 아기 배고픔의 절박성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엄마들은 만사 제쳐놓고 달려와서 아기에게 젖을 물려준다고 보아야 더 옳은 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인간이 아기라면 하나님은 아기의 엄마와 같은 존재입니다. ‘세상 모든 곳을 하나님 혼자서 다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대신 어머니들을 만들어서 집집마다에 풀어 놓으셨다’는 격언도 있습니다. 오늘 하나님을 향한 나의 눈물은 무엇을 위함일지…. 통회의 기도를 드릴 때는 왜 눈물이 나는 것인지 생각해봅니다.

이만재 (카피라이터,‘막쪄낸 찐빵’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