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지난연재 다시보기
[장바구니경제]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과 대책

토지공개념 없는 한 땅값 계속 오를 것 

판교 신도시의 11월 분양을 앞두고 인근 지역의 집값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 판교 신도시개발로 집값의 동반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판교개발은 정부가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인데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니 참으로 역설적인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경제학을 전공한 필자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중의 하나가 강남의 아파트값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묻는 질문이다. 그러면 필자는 강남의 땅은 유한한데 강남의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은 무한하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대답한다. 그런데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부동산값이 올라가는 현상은 비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가격은 부동산을 근거로 하는 경제활동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에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이 고도화되면, 다시 말해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높아지면 부동산 가격은 자연히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앞으로 토지공개념이 도입되지 않는 한 그리고 우리 경제가 강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한 강남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다.

다음으로 부동산 가격은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부동산의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게 되면 부동산의 가격은 오르게 된다. 이 경우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공급 자체가 부족한 경우이다. 예를 들면 자녀교육이나 문화생활 등의 이유로 강남에 거주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강남의 아파트 물량이 부족한 경우이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공급을 늘리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즉, 계속적으로 아파트를 건축하여 분양하거나 신도시를 개발하는 것이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다.

둘째, 상당한 가(假)수요가 존재하는 경우이다. 즉, 주거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른 이유, 예를 들어 투자 등의 이유로 부동산을 보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경우이다. 이 경우 공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의 최근 실례가 앞서 말한 판교신도시 개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현상인 것이다. 아파트를 분양해도 가수요가 기승을 부린다면 아파트값은 계속 올라가게 된다. 이때는 가수요를 잡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즉, 부동산투자를 매력없게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보유세나 거래세 등을 강화하는 조세정책이 단기적인 해결책이라면 장기적으로는 시중에 떠도는 엄청난 규모의 자본을 흡수할 수 있는 유인책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사회악으로 인식하거나 어떤 극적인 방법으로 부동산값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경제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냉철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족으로 구약에 경계표를 옮기지 말라는 명령이 있는데 이는 토지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요즘 멋대로 경계표를 옮기는 세태를 보면서 말씀에 입각한 삶은 과연 어떤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한세대 조승국 교수)

 

기사입력 : 2005.06.09. pm 17:02 (편집)
이미나기자 (mnlee@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