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능선 위의 목가적 풍경 만끽
산책로 따라 보이는 경치 ‘일품’
    
 아름다운 대관령의 푸른 초지 위에 뛰노는 양들, 한 폭의 그림처럼 서있는 나무, 파란 하늘을 수놓은 하얀 조각구름. 영화 속에서 나올 법한 자연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설레임을 안고 양떼목장을 찾았다.
 날씨가 좋다는 사전조사를 마치고 기대에 부풀어 대관령에 올라갔지만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져 2미터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 30분전까지만 해도 화창한 날씨였던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곳 주인장인 전영대 씨의 말에 의하면 양떼목장은 해발 860m∼950m에 이르는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5분 후의 날씨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한다. 수시로 안개가 끼었다 사라지곤 해서 영화나 드라마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몇날 며칠을 기다리는 일이 부지기수란다.

 17년째 양떼목장을 이끌어온 전영대 씨 부부는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지난 1988년 관광목장을 시작했다. 양들이 뛰노는 목가적인 풍경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양의 해였던 지난 2003년에는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이곳 양떼목장에는 6만2천평의 초지면적에 210마리의 양들이 12구역으로 나눠 방목, 평화롭게 풀을 뜯는다. 주말에는 600∼700명의 관광객들이 양떼목장 찾는다. 이곳은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성인 2500원, 학생 2000원인 건초값만 지불하면 된다. 양에게 건초를 먹여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숙소가 마련돼있어 사전예약을 하면 숙박이 가능하고 양고기도 먹을 수 있다.   

 목장 둘레에는 2.5km의 산책로가 있다. 산 정상을 지나 내려오는 산책로는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산책로 길을 한바퀴 도는 30분 동안에는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산책로가 시작되는 입구에는 나무 그네가 관광객들을 맞는다. 산책로 중간부분인 산 정상에 올라가면 이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비록 그 장관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자욱한 안개 덕분에 구름 속에 산책하는 기분은 실컷 맛볼 수 있다. 산책로가 끝나가는 지점에는 나무로 만든 집이 서있다. 김희선, 신하균이 주인공이었던 영화 ‘화성에서 온 사나이’의 세트장인데 말 그대로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이다.  

 안개가 걷히기만을 바라며 몇시간을 기다렸지만 맑은 초지를 보는 것은 포기하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서울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대신 나중엔 꼭 다시 오겠다는 결심이 하나 섰다.  
 여름엔 멋진 초지, 겨울엔 아름다운 설경이 있는 양떼목장은 사계절 내내 가볼만한 곳이다. (문의 033-335-1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