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에 출발한 썩세스중동선교회는 그해 성회를 한 뒤 2000년 4월 김영준·유흥산·김동명·최우창 장로가 10일간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바레인, 사우디를 방문했다. 현지 선교사와 교회 관계자를 만나 중동 선교에 대한 흐름을 파악한 뒤 돌아와서 조용기 목사에게 현지 사정을 보고했다. 김동명 장로는 “이집트와 요르단은 서방과 친밀한 관계여서 선교전진기지로 삼기에 적당한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이집트에 기독교인구가 1200만명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물가도 싸서 활동하기 편하지만 출애굽기에 나오는 7대 재앙이 아직도 존재하는 곳입니다. 택시를 타면 벼룩을 조심해야 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합니다”

 회원들은 성회가 없을 때도 매년 중동을 방문해 선교사들과 만난다. 올해 7월에도 30여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유흥산 장로는 “선교사님들이 너무 외롭고 힘들기 때문에 회원들이 현지에 가서 위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지역은 어렵게 비자를 받아 현지에 간다하더라도 드러내놓고 선교를 할 수가 없다. 2∼3년간 언어를 익힌 뒤 다른 직업인으로 위장하여 비밀리에 활동해야 한다. 만약 선교활동이 발각되어 추방명령이 떨어지면 24시간 내에 그 나라를 떠나야 한다. 감옥에 가거나 죽을 수도 있다.

 상황이 악화되어 철수한 선교사들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1999년에 선교사가 파송되었다가 2년 만에 철수했다. 보초를 세워놓고 예배를 드리다가 누가 오면 교인들이 “얍, 얍” 소리를 지르며 태권도하는 것처럼 위장하곤 했다.

 현재 터키의 경우 2층은 태권도장, 3층은 비밀교회로 꾸며놓았다. 선교사가 중령 예편한 태권도 유단자다. 선교사가 그곳 군인들과 교류가 잘되어 그나마 선교가 조금 용이한 편이다.

 썩세스중동선교회 회장 이칠용 장로는 “중동지역 선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이슬람 사원에서 하루에 여러 차례 스피커로 크게 틀어주는 코란”이라고 일러주었다.

 “숨어서 선교하니 열매를 맺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선교사님들도 지치지요. 드러내놓고 신앙을 얘기할 사람도 없고, 영적으로도 힘듭니다. 그런데다 코란까지 들려오니 정말 힘들다고 하더군요. 중동에 가서 실제로 들어보니 소름이 쫙 끼쳐요. 마치 뱀 무리가 기어다니는 소리 같아요”

 터키의 L선교사는 기도하는 가운데 큰 구렁이가 몸을 칭칭 감는 환상을 보고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해외담당 임일규 장로는 “중동 현지인을 선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에 사는 한인들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는 사역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가면 그곳의 교민들도 정말 좋아합니다. 낮에는 성지순례하고 새벽과 저녁에 남의 눈을 피해 기도회를 합니다. 교민들도 추방령을 받으면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을 잃기 때문에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살지요”

 중동지역 선교사들은 취미나 오락을 전혀 즐길 수 없고, 자녀들을 비싼 국제학교에 보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꿋꿋이 선교현장을 지키고 있다.

 2년 전부터 중동에 변화가 일고 있다. 현지 환경은 바뀌지 않았지만, 중동에 가겠다는 열기가 뜨거워졌다. 중국의 지하교회에서 중동에 100만명의 선교사를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영적 전쟁의 마지막 싸움터가 바로 중동이라는 의식 때문이다.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소속 선교회 가운데 유일하게 썩세스중동선교회는 청년팀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도부터 중동지역에 단기선교를 다녀온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기 시작해 현재 15명이 모였다. 선교사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유학종 씨는 “우리 교단에서 유일하게 평신도들이 중동선교를 지원하는 단체여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썩세스중동선교회는 2002년에 정식으로 청년팀을 발족하고 소속 신학생 4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15명의 청년들은 매주 주일 오전 11시와 금요일 오후 4시 30분에 기도회를 하고, 이태원에 가서 이슬람 청년들을 전도한다. 2년째 중동의 라마단 기간에 역라마단기도회를 열었다. 예루살렘성전에서 220명이 모여서 30일간 계속했다.

 2004년과 2005년에 청년팀 소속 회원 두 명을 터키와 이란에 파송했다. 청년팀 담당 강종명 안수집사는 “앞으로 매년 1∼2명을 선교사로 파송할 계획이다. 선교사 후보생과 회원이 함께 듣는 6∼10주 교육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을 타선교회에도 개방할 계획이다”고 일러주었다. 썩세스중동선교회원들은 선교가 힘든 지역이지만, 열정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계속)

 이근미 작가 www.root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