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여 점 세계 유산 한 자리 총집합 
8개 테마관으로 떠나는 역사문화 여행                 

‘하나의 지붕아래 세계의 문화가 모인 장소’라는 찬사를 얻고 있는 영국 대영박물관. 세계 최초의 공공 국립박물관으로 세계적인 문화 유산 700여 만점을 소장하고 있는 대영박물관이 한국 첫 나들이에 나섰다. 12일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는 한국전 유물은 총 330여 점으로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투어에 나섰던 유물보다 무려 50여 점 많다.

세계문명사를 한 눈에 만날 수 있는 대영박물관 한국전은 모두 8개 테마 전시장으로 구분되어 있어, 관람객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문화 여행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먼저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을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대영박물관 문지기인 윌리암 시비어’. 후덕하게 생긴 주인공은 실제 1840년대 박물관 문지기로 활약했던 실존 인물로 금방이라도 그림속에서 튀어나와 대영박물관 역사를 안내해줄 것 같다.

대영박물관 창립자 한스 슬로건 경의 인물화와 개관당시부터의 박물관 발전과정을 소개하고 있는 제1전시실을 빠져나오면 고대 이집트와 수단, 고대 근동, 그리스와 로마, 아프리카·아메리카·오세아니아, 선사와 유럽, 아시아의 역사 유물들이 차례로 관람객들의 눈과 발을 사로잡는다.

‘성인 여자의 미라’ ‘미라관’ 등 역사책에서만 보아왔던 이집트 유물을 직접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성서 속 배경으로 등장하는 고대 근동과 로마 시대의 문화유산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다.

또한 유럽 전시실에서는 유난히 기독교 관련 유물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이번 한국전에 출품된 ‘성 유스타스의 유물함’이 그중에서 특히 유명하다. 이 외에도 영국 켄터베리 대주교였던 성 토마스 베킷을 기린 ‘순교 부조’, 독일의 유명한 조각가 틸만 리멘슈나이더의 작품 ‘동방박사의 참배’, 그리스도의 순교를 상징하는 1100년경 청동작품 ‘그리스도의 형상’(사진) 이 보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유럽권 문물외에도 이 곳에서는 채제공(조선시대 정조 당시의 영의정)의 초상화를 비롯한 대영박물관 소장 한국 유물 4점을 포함해 아시아 대륙의 유물 52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번 대영박물관 한국전에서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프린트와 드로잉 테마 전시실과의 만남이다. 여기에는 한국에 최초로 소개된 손바닥만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대머리 남자의 옆 얼굴’과 17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렘브란트, 그리고 뒤러의 다양한 드로잉과 프린트를 접할 수 있다. 이중 나란히 전시된 렘브란트의 작품 ‘대중앞에 선 예수’는 두 개가 같으면서도 다른 묘미를 주고 있어 빼놓지 말고 감상해야 한다.

아들 구본준(성내초 3년)의 손을 잡고 전시장을 찾은 홍현실 씨는 “전시회가 개최되기 몇 달 전부터 기대했는데, 와서 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며 “아이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7월 10일까지 개최될 예정인 대영박물관 한국전은 평일 평균 2500명, 주말에는 5000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등 시간이 갈수록 인기를 더해간다. 때문에 김한수 홍보실장은 “전시된 작품들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가급적 평일을 이용하는게 좋다”고 권한다. 대영박물관 한국관 개관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 단 매월 마지막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 문의(02-518-3638.사이버 투어 www.bmkore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