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입주 시 ‘확정일자’ 챙겨야

김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부일 대표변호사, 법조선교회)

문: A는 법원경매로 아파트를 취득하였는데, 그 아파트에 입주하려고 하자 세입자라고 주장하는 B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전에는 집을 비워줄 수 없다며 집을 비워주기를 거부하고 있다. A는 B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가?

답:
1.경매와 임차권
과거 민법에 의하여서만 규율되던 때에는 등기되지 않은 주택임차인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였으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후부터는 주택임차인이 임차권등기를 하지 않더라도 대항력(입주 및 전입신고)을 갖추게 되면 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한 새로운 소유자에게서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게 되었다(동법 3조).

2.대항력의 요건
위와 같이 임대차관계를 등기부에 등재하지 않더라도 근저당권자등 담보물권자에 준하여 보호를 받기 위하여는 대항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대항력을 갖추려면 먼저 (1)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2)주택을 인도받아 입주를 한 다음, (3)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는, 3단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와 같은 대항요건을 갖출 경우 임차인은 경락받은 새로운 소유자에게도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임차보증금을 회수할 때까지는 새로운 소유자의 명도청구를 거절할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B가 전세계약 후 입주를 하며 전입신고를 하였다면,  B는 경락인인 A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명도청구를 거절한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권리는 임차인보다 선순위 저당권이 없을 때에만 가능하며, 만약 선순위저당권이 있을 경우에는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3.확정일자와의 관계
 이와 같은 대항력을 갖춘 데에 더하여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까지 날인받을 경우 경매대금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도 주어진다(동법 3조의 2). 대항력만 갖추고 있을 경우 새로운 취득자에게 대항할 수 있을 뿐 경매대금에서 배당받을 권리는 없는 점과 확실히 구별된다. 이와 같은 배당받을 권리는 임차권보다 앞서 저당권이 먼저 설정되어 있는 경우에 특별히 의미를 갖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이와 같은 경우 만약 확정일자인이 없으면 대항력조차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차권이 가장 선순위일 경우 확정일자가 없더라도 권리보호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대해석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