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마음 담는 작품 꿈꾸며 
주님 음성따라 낮은 자 영상에 담아
<팔복>영상 만들어 세상에 감동 전해

 인터넷의 바다 속에서 우리의 심연을 두드리는 영상 하나가 있다. 맨발로 지하철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할아버지의 모습. 김우현 집사는 초라한 광인의 모습을 한 할아버지를 7년 동안 좇아 다니며 광산에서 금을 캐내듯 그의 메시지와 삶을 세상에 꺼내 보였다.
 책과 DVD로 구성된 <팔복프로젝트-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 맨발천사 최춘선>. 4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미 발행부수 5만부를 넘어 섰다. 유명서점 종교부문 베스트셀러에서도 열손가락 안에 드는 책이 됐다. 숫자를 파악할 수 없지만 인터넷에서 먼저 수많은 네티즌들이 영상을 보았다. 어떤 교회에서는 교인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상영회를 갖기도 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그들이 느낀 깊은 감동을 게시판이나 개인 홈페이지에 남겨 은혜를 공유한다.
 통일이 오면 신을 신겠다는 맨발의 최춘선 할아버지를 성자로 혹은 천사로 이사야 같은 선지자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이 영상의 몫이 크다. 아니 절대적이라해도 무리없을 것 같다. 30년 동안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한 복음전도자의 인생은 김우현 집사가 아니었다면 묻혀졌을 것이다.
 김우현 집사는 낮은 자를 찾아다니는 독특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1998년부터 ‘현장르포 제3지대’에서 30여 편, ‘인간극장’에서도 작품을 만들었다. 그 때 만든 작품들이 2002년도 한국방송대상에서 수상한 <친구와 하모니카>를 비롯해 <아버지의 바다>, <광화문 연가>, 성탄 특집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잊혀진 성서의 땅-고대 페르샤> 등 이다. 그가 만든 방송 작품의 주인공들은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관심 받지 못하는 노숙자, 맹인, 혼혈인 등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주님이 기뻐하시는 ‘지극히 작은 자’들이다.
 그의 작품 면면에는 소외된 자들을 친구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수 있다. 김 집사는 “주님을 닮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당연한 관심입니다. 복음서를 진지하게 읽었다면 우리 주님이 그런 밑바닥 인생들의 친구셨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죠. 마지막 심판의 근거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마 25장)이라고 하신 말씀을 보십시오. 가난하고 힘겨운 친구들을 위해 다가가고 그들의 처지에 내 삶을 맞추는 것은 제자의 기본입니다”라고 말한다.
 김 집사는 청소년 시절 주님을 만나고 그분을 위한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그 꿈이 커 갈수록 시련도 혹독했다. 총신대에 입학해 하나님의 일을 추구할수록 자신이 지닌 나약함과 무기력만 발견했다. 그 당시 그는 “내가 무슨 주님의 일을 한다고…”라는 자괴감에 빠져 고통과 억압에 눌려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통과 방황으로 점철된 20대를 보냈지만 김 집사는 이것이 현재 자신이 낮은 자를 찾아 나설 수 있는 자양분이라고 밝힌다.
 방황하던 그가 서른 즈음 사명을 달라고 하나님께 부르짖어 받은 응답이 ‘영상’이다. 그 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확연한 인도하심에 따라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김 집사가 카메라를 손에 잡으면서부터 품은 기도제목이 있다. “이 세상 어느 모퉁이에 있든지 누가 알아주든지 알아주지 않든지 주님의 진실을 품고 사는 영혼을 찍게 해 주세요” 이런 그였기에 그가 최춘선 할아버지를 발견한 것은 큰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김 집사는 작품을 만들 때마다 “항상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작업이 아닌 주님의 마음을 담는 그런 작업을 꿈꾸어 왔고 지금도 그분이 인도하시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방송 일을 병행하면서 <팔복프로젝트>를 추진하기 힘들게 되자 3년을 기도한 결과 응답을 받아 ‘인간극장’ 일을 접고 <팔복프로젝트>의 첫번째 이야기인 <가난한 자…>를 완성했다. 그는 방송을 그만두면서 “그 나라와 의를 구하기만 한다면 하나님께서 현실적인 문제들은 채워 주신다는 생각에 생활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한다.
 팔복프로젝트는 현재 <가난한 자…>외에도 <온유한 자>, <의로운 자>가 만들어졌지만 주님이 다시 만들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것을 깨닫는 과정에서 “그동안은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프로젝트가 나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임을 깨달았고 나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 주님께서 이 팔복을 통해 세상을 바꾸시려 하신다는 것을 읽었다”고 한다.

 김 집사는 “이미 최춘선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한 <가난한 자…> 하나만으로도 하나님은 상상도 못했던 역사를 이루고 계십니다. 몇 명이 보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상과 책을 본 이들의 변화죠. 눈물과 회개가 넘치고 뜨거운 헌신이 일어나는데 어떻게 이 소박한 작품을 통해 그런 일이 가능한지 이해가 안되기도 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철저히 이 작업은 나의 것이 아니고 하늘의 것이라고 밝히며 “기도하면서 지금 주님이 캐스팅 해주신 <애통하는 자>를 준비 중입니다.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그 진행은 오직 주님만이 아십니다. 저는 고요히 순종하며 섬길 뿐이죠”라고 고백한다.
 그는 앞으로도 영상과 글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 그분의 근본적인 사랑을 나누기를 원한다. “주님의 작은 질그릇이 되고 몽당연필이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내 자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에게 주어진 현재의 사명에 충성하고 결과는 그분의 것이기에 나는 진정한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늘 부끄럽습니다. 너무나 악하고 게으른 나의 모습이지만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라며 겸손하게 그의 사역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