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환자가 휠체어를 들고 걸어나가

  썩세스중동선교회는 썩세스크럽세계선교회 시절 두 차례에 걸쳐 동러시아성회를 지원했다. 1993년 7월21일부터 23일까지 하바로브스크와 사할린에서 성회가 열렸고, 1994년 8월16일부터 18일까지 블라디보스톡에서 성회가 열렸다. 두 번 다 아시아나 전세기를 타고 가서 성회를 열었다. 소련이 개방된지 얼마되지 않은 때여서 현지의 도움없이 성회를 개최해야했다. 그랬으니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았다. 현 썩세스중동선교회 부회장 김동명 장로는 현장에서 회원들이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일했다고 말했다.
  “현지 사람들을 고용해서 함께 운동장에 단상을 설치했어요. 일이 힘든 것보다는 매일 상황이 바뀌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예를 들어 계약할 때 하루 일당이 10만원이었다면, 며칠만에 인플레가 되면서 계속 돈이 올라가는 겁니다. 그런데다 환전도 잘 안되어서 애를 먹었지요”
  한국에서 200명이 넘는 사람이 갔으니 이동을 위한 교통편도 준비를 해야했다. 현지에서 버스와 트럭을 계약해서 움직였는데 미리 돈을 받고도 늘상 두 대 정도는 오지 않아 곤경에 처하곤 했다. 그나마 도착한 버스들도 창문이 안 열릴 정도로 낡은 차였다.
  하바로브스크성회 때는 갑자기 장소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하여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회원들은 이런 여러 가지 고생은 성회가 시작되면 씻은 듯이 잊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바로브스크성회와 사할린 성회에 연인원 10만명이 모여 3만명 이상이 결신했다. 하바로브스크성회에서 첫날부터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전신마비로 들 것에 실려와 휠체어에 앉아 있던 2차대전 참전용사가 강대상까지 걸어 올라오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당시 썩세스크럽세계선교회 회장이었던 박우택 장로는 모두들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날 그 분이 들 것에 실려올 때 경비원들이 ‘저 사람이 나으면 나도 예수믿겠다’고 말했습니다. 예배끝나고 그 분이 자신의 휠체어를 들고 나가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죠. 결신 시간에 조목사님께서 예수믿기로 작정한 분들은 앞으로 나오라고 했을 때 너무 많은 분이 일어서는 바람에 그냥 그 자리에 서있으라고 했을 정도였습니다”
  하바로브스크성회 때 예배 중간에 비가 온 적이 있는데, 그 순간 운동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우산을 펴들었다. 박우택 장로는 “비가 계속 내렸지만 한 명도 돌아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예배를 드렸다”고 전했다.
  “우리는 그곳 날씨를 잘 몰라 우산을 준비하지 못했어요. 단상에서 비를 고스란히 맞으면서도 마음은 감동으로 점점 뜨거워졌었죠. 갈급한 심령을 말씀으로 촉촉이 채우려는 그곳 사람들의 뜨거운 열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비상용 우산이 있어서 조목사님은 비를 맞지 않고 계속 설교할 수 있었습니다”
  1994년에 열린 블라디보스톡성회는 3일간 연인원 7만명이 참석하여 2만여명이 결신했다. 블라디보스톡도 환경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완전 시골공항 수준인 블라디보스톡공항에서 회원들은 우리나라 아이스크림과 컵라면을 발견하고 모두들 반가워했다.
  200명이 넘는 인원이 묵을 호텔이 마땅치 않아 회원들은 최신 시설을 갖췄다는 안과병원에 짐을 풀었다. 입원실을 숙소로 삼았는데, 그 지역에서 가장 시설이 좋다더니 바퀴벌레가 무리지어 다니고 있었다. 침대도 병원용이니 푹신할 리가 없다. 합판 위에 얇은 매트리스를 깐 게 고작이었다. 현 썩세스중동선교회 회장 이칠용 장로는 당시 여름이었지만 물이 너무 차가워 고생했다고 말했다.
  “병원에 온수가 안나왔어요. 병원 앞에 우수리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강이 마치 바다같이 보일 정도로 컸어요. 그 물을 바로 수도관으로 끌어들여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8월인데도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샤워를 하면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들 정도였어요. 남자성도들은 다들 강가에 가서 샤워를 했어요. 한참 뛰다가 몸이 좀 더워지면 팬티만 입고 그냥 강에서 몸을 씻었지요. 병원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빵 종류였는데 형편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어요. 성회에 사람들이 밀려와 모두들 기쁨이 넘쳤습니다”
  러시아정교에서 조용기 목사의 성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기도 했다. 이칠용 장로는 당시 이단종파에서 대거 몰려와 자기네들의 선전기회로 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은혜받을 자리는 이단들이 더 잘 알아요. 성회에 참석하는 분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걸 우리 회원들이 다 차단시켰습니다. 위에는 흰색, 아래는 검은색 옷을 입은 이단종파 사람들이 일찌감치 와서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걸 보니 기가 막히더군요. 그 사람들을 내보내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계속)

이근미 작가 www.root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