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주는 자’라는 뜻의 ‘누가’는 이방사람으로 이방인 최초의 교회가 세워진 안디옥에서 예수믿고, 안디옥교인이 되었다. 안디옥은 바울, 바나바가 목회하던 곳이다. 거기서 바울과 바나바를 만나 새롭게 영혼이 거듭났다. 성경에 보면 “사랑을 받는 의원 누가와 또 데마가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골 4:14)고 기록하여 누가가 의사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당시나 지금이나 의사는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이다. 그런데 그것을 포기하고 바울과 함께 복음전파 일선에 나선 것이다. 자연히 그는 바울과 제2차 전도여행에 동행하면서 바울의 지병을 담당한 의사이자 통역자가 되었다.

바울은 육체의 가시를 가진 사람이다. 하나님은 이런 바울의 연약함을 아시고, 곁에서 도울 수 있는 의사를 동역자로 허락하신 것이다. 누가가 의사라는 사실은, 전문가로서 환자들의 상태에 대한 기록이나 예수님의 부활기록에서 확실한 역할을 한 것을 볼 때 알 수 있다. 육신은 물론 영혼의 질병까지 치료하던 사랑받는 누가는 한마디로 예수님을 차치하고 의료선교의 효시이다. 

누가는 의리가 있고 충성된 사람이다. 누가는 바울의 제2차 전도여행 때부터 마지막 로마에 투옥되기까지 바울과 함께 선교여행에 동참하였다. 바울이 로마황제의 재판을 기다리며 가이사랴 감옥에 갇혀있을 때 약 2년동안 바울을 돌보며 같이 있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바울의 곁을 떠나갔지만 겸손하고 성실한 사람인 누가는 충성스럽게도 끝까지 남아 바울이 순교당할 때까지 함께 했다. 그래서 바울은 인생의 황혼에 마지막 편지를 쓰면서 이렇게 말한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디도는 달마디아로 갔고 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딤후 4:10∼11) 

누가는 인품에서도 좋은 믿음의 본을 보여준 사람이다. 항상 말없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히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초지일관 충성을 다했다. 특히 그는 할례를 받지 않은 이방인으로서 유일하게 신약성경의 한 저자가 되었다. ‘누가복음’을 기록한 것이다. 이방인으로서 성령의 감동을 받아 성경을 기록하게 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누가는 이방인들을 위한 복음서를 기록하였다. 유대인들을 위하여 기록한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복음을 전하고, 복음서를 기록했다. 누가는 누가복음 외에 초대교회의 역사를 기록한 ‘사도행전’도 썼다. 이 두 책은 완전한 하나님이자 완전한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다. 이 책들은 모두가 데오빌로라는 특정인에게 보낸 글이었다. 데오빌로는 지위가 높은 사람으로 알려졌다. “각하” 칭호는 상당히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쓰여진다. 아마도 누가는 상류층에 있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냈던 사람인 것으로 보여진다.

누가는 의학과 의술을 쌓는 가운데 정확한 관찰력과 학식을 갖추어 진리의 말씀을 기록하는데 기여했다. 사도 바울이 제2차 전도여행 도중 드로아에서 환상으로 마게도냐 사람의 초청을 받은 일이 있는데, 이 마게도냐 사람이 바로 누가라고 하는 설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유럽으로 대선교사 사도 바울를 유인한 것은 누가가 된다는 말이다.

오늘날도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질병과 고통 속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바로 “내가 사랑해야 할 이웃”임을 자각하고 이들에게 생명의 빛을 비춰야 한다고 누가는 누가복음을 통해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가 기록한 책의 연대로 미루어 바울의 사후 20여 년은 더 생존한 것 같다. 주후 100년경까지 전도하다가 순교했다는 설도 있고, 74세에 평화롭게 영면했다는 설도 있다.
                                    

김경문 목사 (순복음영성훈련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