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강권으로 ‘베드로의 기적’ 체험

아내기도로 형식적인 신앙생활 탈피
매주일 병원전도 삶의 가장 큰 기쁨

4대째 신앙생활을 했으니 교회문화는 어려서부터 내 몸에 배어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를 따라 다니던 교회는 내 생활에 조금의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내게 교회는 사람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는 종교를 나 역시 하나 갖고 있는 것일 뿐이었다. 그렇게 교회 뜰만 밝고 다녔으니 교회생활이 재미있을 턱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부터는 그마저도 끊고 교회에 가지 않았다. 집 근처 곳곳에 교회가 있었지만 교회는 더 이상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섰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나를 안타깝게 여기셨는지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는 분을 우리 가정에 붙이셨다. 신혼 때 방 한 칸을 세놓았었는데 때마침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심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이 들어왔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비록 셋방살이를 하는 신세였지만, 세를 든 부인은 조금도 기가 꺾이지 않았다. 언제나 당당한 모습으로 생활했고, 틈만 나면 아내를 찾아와 복음을 전했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은 우리에게 꼭 들어맞았다. 아주머니의 권유에 아내가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교회에 다녔던 경험이 있었기에 나는 아내의 교회출석을 반대하지 않았다. 아내가 교회에 나가기 시작할 당시 나는 일 관계로 지방출장이 잦은 편이었다. 일이 끝난 후에는 항상 술자리에 참여하는 것이 정해진 코스였다. 건강이 좋을 리 없었다. 늘 소화가 되지 않아 위장약을 달고 살았는데,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아내가 ‘교회에 가자’고 강권했다. ‘다녀보니 너무 좋다’는 것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함께 교회에 가면  당신 병도 낫고 집안 일도 잘될 것 같다’고도 했다. 이미 교회를 다녔던 경험이 있었기에 순순히 아내를 따라 교회로 향했다. 그렇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교회에 나왔지만, 완전히 교회로 돌아오지 못하고 한 발은 세상에 담근 상태였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교회에 가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위장병을 고쳐주셨다. 소화제를 곁에 두고 지내야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약을 먹지 않아도 소화가 잘됐다. 하나님의 치료로 병이 나았지만 약이 좋아 나은 줄 알고 감사도 하지 않았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일을 핑계로 술과 담배를 달고 살았고, 화투도 떼어놓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주일이면 ‘거룩한 신자인척’ 예배를 드리고 돌아갔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를 훤히 아는 아내는 속을 많이 태웠다. 끊임없이 나를 위해 기도했고, ‘주님의 거룩한 전인 내 몸에서 술과 담배, 노름이 떠나갈 것’을 강구했다. 그런 아내의 기도 때문에 주일예배와 구역예배만큼은 꾸준히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았던 일에 기분이 상했다. 나보다 신앙생활을 훨씬 나중에 한 사람이 어느새 구역장이 돼 말씀을 전하고 있고, 나는 만년 구역원으로 그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평상시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었지만, 신앙에 대한 오기가 발동했다. 즉시 가방을 꾸려 기도원으로 향했다. 하나님 앞에 나태했던 내 모습을 회개하고, 성령의 임재를 간구했다. 성령의 함께 하심은 내 삶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퇴근 후 가졌던 술자리는 이제 더 이상 내가 참석할 자리가 아니었다. 일자리를 핑계로 가졌던 술자리 때문이었는지, 하나님은 직업까지 바꿔주셨다. 술과 담배, 노름을 내 인생에서 몰아내도록 삶의 구조를 바꾸셨다. 내 인생에 시작된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교회 일에 힘을 냈다. 구역장으로 봉사를 시작했고, 남선교회 심방실에 들어가 내가 만난 하나님을 전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드렸다. 구역을 관리하며 구역원을 심방하고, 전도에 시간을 드렸고, 매주일 병원을 찾아 환자들을 심방하고 복음을 전하는데 열심을 냈다.

그러자 하나님은 내 일을 책임져주셨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워하던 IMF관리체제 때 하나님은 우리 가정에 새 집을 허락해 주셨다. 아름답고 너른 집에 이어 그 분은 건축현장을 돌며 세상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고시원을 마련토록 하셨다. 할렐루야. 주변 고시원과 견주었을 때 우리 고시원은 빼어난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 고시원은 빈 방 잡기가 쉽지 않다. 예약을 걸어놓아야 방을 구할 수 있으니, 그물을 감당해 낼 수 없을 정도로 고기를 건져 올린 베드로의 축복에 견줄 수 있지 않을까. 그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소망하기는 내 삶을 바꾸신 하나님을 모든 사람들이 만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