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작가, 광주순복음교회 정원희 목사의 사모)

6개월 전 일이다. 우리교회 김 집사의 아들이 가출을 했다. 김 집사의 아들은 모범생이고 성적도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이었다. 친구들이 싸우는 것을 말리다 경찰서에 끌려가 조서를 쓰고 나온 후 김 집사의 아들은 웃지도 않고 말수도 적어졌다. 김 집사는 갑자기 변한 아들이 걱정이 되어 어떻게 하든지 아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애를 썼다. 평소에 신고 싶어하던 구두며 옷들을 사주며 다독거렸다.

그렇게 마음 졸이며 지내던 어느 날 김 집사의 아들이 아무 말 없이 가출해버렸다. 김 집사는 밤낮으로 부르짖어 하나님께 기도하며 아들을 기다리지만 소식이 없었다. 옆에서 바라보는 우리도 안타까웠다. 구역식구들도 날마다 작정하고 김 집사의 아들을 위해 기도했다. 시간이 길어지자 구역식구들은 한 마디씩 했다.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김 집사의 마음을 하나님은 알고 계실까?’하고.

하루는 교회에서 꿈쟁이라고 소문난 이 집사가 꿈을 꾸었는데 ‘김 집사의 아들이 중국집에서 일하는 꿈이었다’고 했다. 꿈 이야기를 들은 김 집사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마음으로 자기의 집을 중심으로 중국집만 찾아다니며 아들을 찾기 시작했다. 두 달째 되던 어느 날 중국집 주방에서 엎드려 그릇을 닦고 있는 아들을 보았다.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면 순종하고 따라 오리라 생각했는데 아들은 그렇지 않았다. 억지로 집에 돌아 온 아들을 학원에 등록시켰다.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들이 대학 갈 때 대학에 가라’고 했다. 그러나 삐뚤어지기 시작한 아들은 좀처럼 바로 설 것 같지 않았다. 아들을 바라보는 김 집사는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아들이 힘들게 하는 상황에서도 김 집사는 아들을 사랑으로 끌어안고 수 없이 울며 기도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무엇이든지 시작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수 없이 격려했다. 삐뚤어지게만 나가던 아들이 아버지에게 이제 입시가 얼마나 남았는지 물었고 두 달 남짓 남았다는 말을 듣자 ‘아버지가 지도해 주시면 대학입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라 학교에서 가르치는 입시자료를 가져다가 밤을 새워가며 열심히 가르쳤고 아들은 열심히 공부했다. 그 결과 대학에 무난히 합격했다.

김 집사가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고 아들을 방관했다면 그 아들은 영영 삐뚤어진 길로 갔을 것이다. 그러나 김 집사가 인내하고 긴 시간을 사랑으로 보듬고 기도했기에 대학을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김 집사는 대학을 다니는 아들을 보며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하는지 모른다.

이렇듯 자식은 부모의 마음대로 키울 수 없지만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모든 것에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신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