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그랜드슬램, 기도로 이루겠습니다”

한판승 사나이보다 매트의 전도자 더 좋아
올림픽선 예수님 고난 묵상하며 부상 투혼

이원희 성도(국가대표 유도선수, 은석교회)

한국 남자유도의 간판 이원희 성도를 만났다.

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지난달 20일 2005독일오픈에서 시원한 한판 행진으로 정상에 등극, 세계 1인자의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이 성도는 5경기 중 4경기를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한판승 사나이’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이런 그를 모두가 추켜세우지만, 그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라고 한다.

사실 이번 대회는 이 성도에게 출전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73Kg급의 국내 경쟁자인 김재범(용인대) 선수를 이기지 못한 그는 벤치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 그런 그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온 것은 김 선수의 어깨부상. 대신 출전기회를 잡은 이 성도는 유효승을 거둔 2회전을 빼곤 다리잡아메치기(1회전), 어깨로메치기(8강), 허벅다리걸기(준결승) 등의 기술로 세 시합 모두 한판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만난 사소 제레프(슬로바키아)는 2주일 전 2005파리오픈 2회전에서 한판패의 수모를 안긴 선수. 시합을 앞두고 언제나 그랬듯 그는 기도했다. 허리와 무릎부상 후유증이 남아있었지만 특유의 유연함과 두뇌 플레이로 제레프의 허점을 파고들어 결국 2개의 절반으로 한판승을 거둬 깨끗이 설욕했다.

어려서부터 싸움꾼으로 이름을 알린 그에게 신앙은 인생의 곁길로 빠지지 않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다. “하나님은 공평하신 분이십니다.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의 능력을 주시는 그분은 제게 싸움을 잘하는 능력을 주셨고 그 능력을 헛된 곳에 소비하지 않고 유도라는 운동으로 열매를 맺도록 인도하셨습니다”

‘만일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상상하기 끔찍하지만 하나님을 몰랐다면 아마 운동을 했어도 평범한 선수로 지냈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올림픽 우승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가졌고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로 극복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운동에 소질이 있던 그를 아버지는 도장으로 데려가 유도를 배우게 했다. 그의 든든한 방벽인 아버지는 아무리 거센 폭풍우가 몰아쳐도 항상 기댈 수 있는 분이다. 어머니 역시 어떤 폭격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진지를 구축하고 그 속에서 편안함을 누리도록 온갖 정성을 쏟아 주신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이 선수가 든든하게 생각하는 것은 부모님 모두가 그의 기도 동역자란 점이다. 어머니는 현재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고, 아버지 역시 순복음신학원에서 공부하며 그 어떤 일보다 하나님의 일을 우선적으로 한다.

이 성도가 초등학교를 마칠 즈음 집안에 먹구름이 잔뜩 낀 적이 있다.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어려움에 처하자 가정 분위기가 엉망이 됐다. 당시 살고 있던 서울 집을 떠나 경기도 의정부로 이사를 해야 했다. 이렇게 되자 어머니는 기도에 매달렸다. 실의에 빠진 아버지께 주님을 찾자고 부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버지는 교회에 나가지 않으셨는데 어머니의 뜻에 따라 식구들 모두가 열심히 기도했다. 그렇게 어려움을 이겨나가며 신앙이 견고해졌고, 가족들의 결속력이 굳건해졌다.

가정이 믿음으로 뭉치자 집안의 모든 일이 잘 풀렸다. 무엇보다 집안 분위기가 무척 좋아졌다. 이런 가정 분위기 때문인지 유도 실력도 빠르게 늘어 상급생이나 운동 선배들도 번번이 이겼다. 유도를 시작한지 2년이 안돼 대회에서 입상했고 그로 인해 유도 명문인 보성중·고와 용인대에 진학했다.

워낙 거친 운동을 하다보니 크고 작은 부상을 많이 당하는데 기도를 통해 놀라운 회복을 경험한 적이 많다. 고등학교 때 큰 대회를 앞두고 코에 이상이 왔다. 수술을 받아야 할 형편이었는데, 이 때 가족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을 찾았다. 2일간의 금식기도를 마치고 돌아오자 코가 씻은 듯이 나았다. 수술을 했더라면 큰 지장이 있었을 것을 하나님께서 배려해주신 것이다. 시합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것도 허다하다.

경기 때면 그는 습관적으로 하나님을 찾는다. 경기에 앞서 그는 “주님, 경기 내내 저와 함께 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 특히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경기를 이겨 주님의 승리를 많은 사람 앞에 선포하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했다. 그러자 하나님은 분명히 일하셨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예선 첫 경기를 마쳤을 때 이 성도는 오른손 검지가 탈골되었다. 완강하게 버티는 상대를 억지로 잡으려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친 것이다. 갈 길이 먼데 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주위에서는 ‘진통제를 맞자’고 했다. 그때 그는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떠올리며 ‘그냥 버티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무슨 소리냐’며 ‘경기를 계속하려면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예수님을 생각하며 고통을 참았다. 테이프로 검지와 중지를 한데 묶고 싸웠다. 연거푸 한판승을 거두었다. 불리하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싸우면서 ‘하나님은 위대하시다’는 말을 되새겼다. 시합 전 아프던 손가락도 매트에 올라설 때면 통증을 감췄다. ‘누구든 한판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싸움을 거듭할 때마다 더해갔고, ‘얼른 우승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결승전서 상대를 이긴 뒤 그는 두 손을 모아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그러고 나서 두 팔을 들어올려 영광을 올렸다. 그의 메달은 2004올림픽에서 고국에 안긴 첫 금메달이었다.

현재 이 성도는 유도선수로서 그랜드슬램을 꿈꾸고 있다. 이미 제패한 2003세계선수권과 2004올림픽에 이어 9월에 열릴 2005세계선수권과 2006아시안게임을 우승해 어릴 때의 꿈을 이루고 싶다. 48연승에서 끝났던 연승기록 도전도 새로이 쓰고 싶다. 이 모든 것이 혼자라면 힘들겠지만, 하나님과 함께 하면 능히 이룰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