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홍 목사( 순복음신학원 학장)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 왔다. 대지에는 봄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다. 마치 새 출발의 위대한 행진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초봄에는 꽃샘추위도 다가온다. 서너 차례 세찬 바람이 불어오지만, 그것은 나무를 흔들어 잠자고 있는 뿌리를 깨워서 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희망의 소식일 뿐이다. 곧 꽃샘추위는 사라지고 봄의 훈풍이 죽은 것만 같았던 마른 땅과 나뭇가지에서 새 싹을 돋아나게 할 것이다. 이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땅에게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가진 열매 맺는 나무가 돋아나게 하라고 복을 주셨기 때문이다(창 1:11). 올 봄에도 땅은 어김없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생명의 능력으로 새 싹을 돋아나게 한다. 이렇게 봄은 생명들이 약동하는 계절이요, 이는 우리로 하여금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우리 삶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인가?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는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에 대해 바른 답을 얻으려면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우연히 태어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 삶의 어떤 작은 부분도 합당한 이유와 목적이 있는 것이다. 사람이 부모의 계획 없이 태어날 수는 있지만 하나님의 목적 없이 태어날 수는 없다. 고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하신 계획을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보편적인 목적은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인간을 만드신 후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며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놀라운 복을 주셨다(창 1:28).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땅과 동물과 식물 등 자연을 잘 관리하고 다스릴 책임을 맡기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인간은 하나님이 만드신 목적과 점점 멀어져 왔다. 개발이란 미명하에 마음대로 자연을 훼파하고 조금의 이익을 더 남기기 위해 폐유와 쓰레기를 아무데나 마구 버린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황폐해져 가는 자연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자연을 잘 관리하고 다스리라는 책임감을 다시금 회복해야만 한다. 물론 회복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잃은 영혼의 회복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들은 무엇보다 잃은 영혼의 구원에 힘을 쏟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살려나가야 한다. 우리 인간은 바로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이 세계에 우뚝 서 있는 것이다.
 봄은 새 시작을 의미한다. 성경은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지 말라”(사 43:18)고 말한다. 뒤를 돌아보는 자는 어리석은 자이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되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모든 시련과 고통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 봄과 함께 새 출발을 하자. 우리의 가슴을 활짝 열어 제치고 이 우주에 가득 차 있는 하나님의 생명을 마음껏 받아들이자. 그래서 우리의 삶에도 희망의 새 봄이 찾아오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