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마태는 레위지파 후손인 알패오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래 이름은 ‘레위’(연합하다)였다. 재물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그는 선민으로서의 긍지를 갖기 보다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실주의자였다. 그러던 어느날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 오라”하고 부르셨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마 9:9). 복음을 듣고 감화를 받았으며, 상당한 심적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이 부름의 시기는 분명치 않으나, 바리새인 학자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께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 후 얼마 안되어서 일 것이다.

당시 세리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창녀와 죄인들과 같이 가장 천대를 받는 부류였다.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기에 급급했던 레위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 인생이 반전되는 상황을 맞는다. 세상과 야합하며 죄인으로 살던 세리의 신분에서 예수님의 부르심에 순종함으로써 영광스런 주님의 제자로 변화된 것이다(마 10:3).

그는 헤롯 안디바의 지배 하에 있는 가버나움에 가까운 한 세관에 근무하였다(눅 5:27). 다메섹에서 지중해 연안으로 뻗은 도로에 있는 한 세관이었다. 그는 이곳을 통과하는 화물의 징세에 종사했으며, 로마 제국의 징세 청구 대리자였다. 따라서 상당히 부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예수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따라나선 것은 특별한 결심이 아니고는 어려웠을 것이다.

로마 황제의 창고를 채우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세관에 앉아 동족의 고혈을 짜내는데 조금의 가책도 느끼지 않던 레위가 이제는 회개한 의인로서의 새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이전까지 그를 주장하던 육신의 안목과 가치관이 주 안에서 새롭게 변화되자 세상 재물을 좇았던 그의 열심은 주님께로 향했다.

그가 헌신하기로 결심했을 때 많은 사람을 자기 집에 초대하였다(눅 5:29). 착복하여 쌓아 두었던 재물로 큰 잔치를 벌여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구원을 증거하며 주님께로 인도하는 이웃사랑을 실천하였다. 그는 과묵한 사람이라 여겨진다. 부름을 받았을 때에도, 그후에도 성경에서 그의 발언을 찾아볼 수 없다. 그가 베푼 잔치에는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참석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예수님은 바리새인의 비난에 대해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 9:10∼13)라고 말씀했다. 그후 마태는 예수님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며 생명의 말씀을 듣는 가운데 사도로서의 훈련을 쌓아갔다.

그러나 인간의 열심은 주님이 받으시는 고난의 자리를 회피하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했던 그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오순절날 성령세례를 받은 후에야 비로소 사도로서 직분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었다(행 1:13). 성령이 충만하여진 마태는 복음을 전하며 스스로를 낮추고 예수 그리스도만을 높이는 충성된 청지기가 되었다.

아울러 ‘마태복음’을 기록하여 ‘왕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사랑의 빚을 갚는 헌신된 삶을 살았다. 진실하고 정직한 신앙으로 살아온 그는 스스로를 “세리 마태”라고 일컬음으로써 은혜받은 자의 겸손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태는 오늘날 사회에서 천시받고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사표가 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그는 순교하였다고 전해진다.                                        

김경문 목사 (순복음영성훈련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