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바라보는 크리스천의 태도

김삼환 목사 (도봉성전 담임)

 1226년에 타계한 아시시의 성(聖) 프란치스코는 죽음을 앞두고 ‘태양의 노래’라는 시를 지었다.
 지극히 높으신 주/ 전능하시고 착하신 하나님/ 한없는 찬송과 영광은/ 오직 당신만이 받으시기 합당하나이다/ 보시옵소서, 우리 형제 태양의 낮을 주관하는 저 눈부시고 찬란한 빛을/ 보시옵소서, 우리 자매 달과 수많은 별들이/ 밤하늘에 방긋이 떠서/ 저렇게 맑고 고상한 빛으로/ 당신을 찬미하고 있음을/ 보시옵소서, 춘하추동 사시계절의 기후로/ 조화를 부리는 우리 형제/ 그리고 바람과 공기와 구름, 개인 날과 흐린 날/ 저들이 드리는 찬미를 받으소서...//
 오 나의 주여, 우리의 어머니 대지가 당신께 드리는 찬미를 받으소서/ 땅위의 온갖 생명을 그녀는 잉태하고 길러 가는 어머니/ 갖가지 아롱진 풀과 꽃들, 그리고 진귀한 초목의 열매들을/ 당신은 그녀로 하여금 생산케 하셨나이다...//
 프란치스코는 태양을 형님으로, 달을 누님으로, 별과 시냇물과 새들을 자매로, 땅을 어머니로, 계절과 불을 형제로 불렀다.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되어진 입장에서 볼 때 사람과 여타 모든 피조물은 한 분 하나님을 모신 같은 형제요 자매라는 의미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한다. 즉 자연을 인간 지배의 대상으로서의 ‘그것’이 아니라 인간과의 인격적인 대화와 교제의 상대 곧 ‘너’로 보게 한다.
 오늘날 ‘교토의정서 비준’이라는 지구적 과제로 압축되어 나타난 기후변동과 생태계 위기의 근본 원인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다스리며 착취할 수 있다는 기독교의 전통적인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비롯되었다. 그 결과 자연오염, 기후변동, 생태계 교란 및 파괴가 지구 각처에서 발생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창조보전의 섭리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자연을 정복하고 다스리라고 명령한 것은(창 1:28) 자연을 잘 관리하라는 뜻이지 인간 마음대로 자연을 소유, 개발, 착취해도 좋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구약의 창조신앙은 ‘숨쉬는 생명’(창 2:7)의 대상에 사람만이 아니라 식물, 동물, 그리고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다 포함시키고 있다.
 우리 교회의 전인구원론은 개인구원 및 사회구원 그리고 지구적 생명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생태계 구원이라는, 구원의 확장과 심화를 주장한다. 전인구원의 한 축을 이루는 생태계 구원은 자연을 ‘그것’으로 보는 자연보호운동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절대 아니다. 자연을 인격적인 ‘너’로 보고 인간의 모든 의사결정에 함께 동참하는 대화와 협의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란치스코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은 인간이 자연을 단지 보살피는 존재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자연과 대화하고 교제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