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작가, 광주순복음교회 정원희 목사의 사모)

“저 모르시겠어요?” 하며 누군가 내게 인사를 꾸벅했다. 그리고 자기가 김 집사라고 했다. 낯은 많이 익었지만 인사하는 김 집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나는 무어라 대답할 수가 없어 바라보고 웃었다. 잠시 마주 바라보며 ‘문제가 있어 기도하러 교회에 왔느냐’고 묻고 다음에 만나자고 했다. 김 집사는 나를 ‘기다렸다’고 하면서 사무실 안으로 따라 들어와서 교회에 나온 동기를 한 밤 중 시골 지붕 위에 피어 있는 하얀 박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김 집사는 등록금 때만 되면 자기가 사는 앞집으로 돈을 빌리러 자주 갔었다. 앞집에 살고 있는 우리교회 이 집사는 싫은 표정 없이 빌려주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골에서 버섯이나 배추를 가지고 오더라도 조금씩 나눠주면서 친절을 베풀어주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자주 돈을 빌려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때 이 집사가 소원이 있냐고 물으면서 교회 나가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김 집사가 물었단다.

“예수만 믿으면 부자가 될 수 있어요?” 이 집사는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자기가 복을 받은 간증을 하더란다. 김 집사는 이 집사의 간증에 감동이 되었고 처음 교회를 따라 나온 날 목사님의 말씀에서 “여호와께서 너를 위하여 하늘의 아름다운 보고를 열으사 네 땅에 때를 따라 비를 내리시고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주시리니 네가 많은 민족에게 꾸어 줄지라도 너는 꾸지 아니할 것이요”(신28:12)라는 말씀을 들었단다. 그 말씀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서 찾아 써서 벽에 붙여 놓고 외웠고. 그때부터 주일은 한번도 결석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집사는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자기는 집사의 직분도 받았는데 가정의 변화가 없자 복권을 사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복을 주시면 하늘 문을 여시고 쏟아 부어주신다는 말에 매주 복권을 샀다. 하지만 500원 짜리 한 장도 맞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은 벼락을 치듯 그렇게 순간 쏟아 주는 것으로 알았단다. 그는 보이는 것만 바라보고 하나님을 불평하고 원망하다 순간 깜짝 놀랐다고 했다. 교회 나오기 전에는 예금통장이 늘 마이너스가 되었고 매달 모자라는 돈은 카드 두 장을 가지고 사용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에 돈이 조금씩 남아 모아지더란다. 수입이 많아 진 것도 아닌데 하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김 집사님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그러한 일이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말하자 김 집사는 그 말이 맞다고 손바닥을 치면서 환하게 웃었다. 우리 안에서 역사 하시는 하나님의 영인 성령님께서는 순리대로 김 집사에게 때를 따라 축복하고 계심을 들었을 때 나 또한 기쁨과 깨달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