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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본 쓰나미-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지진 해파를 보며(2)

2. 지질 작용과 지진


완벽한 지구계 내에서 일어나는 복잡․다기(複雜多岐)한 지질 작용 가운데 근간이 되는 과정으로서는 우선 전 지구적 규모의 판구조 운동(板構造 運動, Global tectonic movement)과 이에 관련한 다양한 화성-변성-퇴적 작용을 손꼽을 수 있다.

지난 60년대 말 성립된 판구조론(板構造論, Plate tectonics) 및 최근에 제시되고 있는 수판구조론(水板構造論, Hydroplate tectonics)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지각(地殼)]은 맨틀 위에 떠다니고 있다 하겠다(그림 4). 비유하자면 당밀(糖蜜)(맨틀)에 떠있는 코르크 조각(지각)을 연상해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구는 피조된 이후 층상 구조 내의 구성 물질과 에너지가 순환․이동하는 과정인 이른 바 범 지구적 지질 작용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지구 전체 질량의 약 7할을 차지하는 맨틀은 그 화학적 조성이 염기성 규산염으로서 대부분 소성체(塑性體, Plastic material)와 같은 역학적 거동을 나타내지만, 내부에 농집(濃集)된 방사성 원소의 붕괴열 및 지구 형성 당시부터 남아있던 열에너지(핵과 맨틀의 분화에 따른 위치 에너지)로 인하여 부분적으로 용융(熔融)되어 대류 운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그 위에 놓여 있는 지각(탄성체)이 떠다니게 되면서[대륙 표이(大陸漂移)], 지각 내에는 지진(地震)-균열(龜裂)-단층(斷層)-습곡(褶曲)으로 대표되는 판구조 운동(板構造 運動)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판구조 운동의 결과로 대륙판(大陸板)들의 분기(分岐)-섭입-상호 충돌과 조산대(造山帶)의 형성, 조산 작용(造山作用)과 동력 변성 작용(Dynamic metamorphism), 조륙 운동(造陸 運動)과 광역 변성 작용(Regional metamorphism), 지각 하부-맨틀 상부 기원의 염기성 화성암류의 관입․분출과 접촉 변성 작용(Contact metamorphism), 이에 따른 대륙 지각의 비중 증가, 이어지는 대륙 지각 전체의 침강과 융기 및 해양 지각의 침강 등 전 지구적인 화성, 퇴적 및 변성 광상 형성 등과 같은 주요 지질 과정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판구조 운동에 의해 유발된 응력은 지각을 흔들게 되는데 이것이 지진이다. 열왕기를 비롯하여 성경에 여러 번 언급된 지진은 지표에서 맨틀 상부에 이르는 지구 층상 구조 내에서 매일 1,000~5,000회 정도 일어나고 있다. 리히터 규모 5.5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600여 회 정도 발생하며, 대개 느낄 수 없지만 지진계에 기록되는 리히터 규모 2.5 이하의 지진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적으로는 한 해에 거의 100만 회에 이른다.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지진대라고 하고, 지진이 발생한 곳을 진원, 진원 바로 위에 있는 지표면의 점을 진앙이라 한다. 지진에 의해 지각(암반)이 가속도 운동을 하게되면 진앙 부근에 있는 극소수의 건축물 또는 구조물만이 심한 지진 피해를 면할 수 있을 뿐, 그 엄청난 에너지는 순간적이며 급속하게 (P파의 경우 3km/초 이상) 탄성 매질인 지각(암반)을 통과하여 광범한 면적에 걸쳐 파괴력을 전파하게 된다.

이러한 지진은 세계 전지역에서 고르게 발생하지 아니하고 그림 5에 나타낸 바와 같이 지판과 지판의 경계부(Plate boundary)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 진앙의 분포 상황을 보면 지판이 분리되는 대서양 지역과 태평양 연안의 섭입대[攝入帶(Subduction zone) 또는 침강대 라고도 함, 밀도가 상대적으로 큰 해양 지각이 대륙 지각 밑으로 함입되는 지역], 히말라야-알프스 산맥 등 조산대 지역, 대양(大洋) 내의 해령(海嶺) 및 지판들이 서로 빗겨 가는 변환 단층대(變換斷層帶)를 따라서 진앙의 벨트들이 형성됨을 알 수 있다.

 

지진은 발생 원인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단층 지진 : 단층 생성 시 또는 이미 형성된 단층을 따라 새로운 파괴가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지진. 예를 들면 1906년 산 안드레아스 단층을 따라 일어난 샌프란시스코 지진. 그 결과 산 안드레아스 단층면을 따라 연장 400km 이상에 이르는 지역에 새로운 단층이 형성되었고, 단층의 동측은 남쪽으로, 서측은 북쪽으로 이동하여 수평으로 약 7m 가량 어긋남.

② 화산 지진 : 화산이 폭발할 때나 지하에서 마그마가 유동할 때 발생하는 지진.

③ 심발 지진(맨틀內 지진) : 맨틀 상부 내 대류 속도의 차이에 따른 마찰이 생겨 국부적으로 응력이 축적, 지진이 발생하거나, 맨틀 구성 물질의 상태 변화에 따른 부피 변화와 마그마 상승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지진.

④ 함락 지진 : 석회암, 석고 또는 암염 등의 층리 내에 생긴 지하 공동의 붕괴에 의한 지진.

⑤ 인공 지진 : 지하 핵실험 또는 대규모 발파에 의한 지진.


아울러 지진의 발생 심도에 따라서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한다.

① 천발 지진 : 지하 70km 심도 內의 해구 가까이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의 지진이 이에 속함.

② 중발 지진 : 암류대(巖流帶, 70~200km)를 포함한 지하 70~300km의 심도에서 지판들이 서로 충돌하는 연변부에서 발생.

③ 심발 지진 : 지진대 內 심도 300~700km의 내륙 지방에서 주로 발생되는 지진.


대규모 지진들의 발생 간격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50~100년이나, 일본 열도와 알류산(Aleutian) 열도와 같은 지진 활성대(活性帶)에서는 이보다 짧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 지진 해파의 발생


해저에서 구조 운동(構造 運動, Tectonic movement)은 그림 6에 보인 바와 같이 지판들의 분기와 섭입 및 상호 충돌 과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지진 해파는 유라시아 지판(Sunda地板)과 호주․인도 지판(Burma地板)이 상호 충돌하는 경계부에서 발생한 지진에서 비롯되었다(그림 6-2).

인도양저에서의 구조 운동에 의하여 호주․인도 지판이 미끄러져 들어감에 따라 위쪽의 유라시아 지판은 휨을 받게 되고, 그 내부에는 응력이 생기게 된다. 응력이 계속 증가되어 한계점에 이르게 되면 파괴가 일어나게 되는데(이를 단층 운동이라 함), 이때 지판의 흔들림 곧 지진이 발생한다.

 

 

 

 

 

 

 

 

 

 

 

 

 

 

 

 

 

지진 발생 시 연직(鉛直) 방향의 변위가 클수록 진앙 상부의 수체(水體, 바닷물)에 가하는 운동 에너지도 증대되어 보다 강력한 해일이 일어난다(그림 7). 이 변위는 단층의 근처에서 크고, 멀어질수록 작아진다.

 

 

 

 

 

 

 

 

 

 

 

 

 

 

 

 

 

 

이상과 같은 판구조 운동에 따른 지진으로 야기되는 해일 이외에도 해저 화산의 분출, 해저 산사면에서의 사태(沙汰, Submarine landslide), 해안에서의 화산 쇄설물의 쇄도 또는 산사태가 일어나 토사 등이 유입되고 해수면에 충격이 가해져 지진 해파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밖에 태풍과 해양 내 핵실험에 의해서도 해일이 일어나며, 호수에서도 관측되는 일이 있다. 태풍 등에 의한 해면 상승으로 일어나는 해일은 폭풍 해일․풍해일․기상 해일 등으로 구별하며, 지진에 의한 해일은 지진 해일(쓰나미)이라 부른다.

지진 해파의 진행 속도는 발생 수역 수심의 제곱근에 비례하며, 수 시간에서 수일 간 계속된다. 보통 수심 4,000m의 해양에서는 약 140m/초(500km/時)로 매우 빠르고, 연안의 수심 125m에서는 속도가 약 35m/s, 파장이 100m, 파랑(波浪)의 주기는 10초 정도이다. 해변에 도달하는 지진 해파는 초속 10m(40km/時)로 모페드(Moped)의 주행 속력과 비슷하다.

지진 해파는 대체로 파장이 10~500km, 파랑(波浪)의 주기가 100~2,000초 범위에 속하고 전파 속도는 600~900km/時*에 달해 상업용 제트 항공기의 비행 속력과 맞먹는다.

* 지진해파窓(Tsunami window)라 함


이처럼 지진 해파의 전파 속도가 깊은 바다에서는 크고 대륙붕에서는 감소하게 되지만, 해파의 진폭(Amplitude)은 급격하게 증폭되어, 경우에 따라서는 약 20m 높이의 물벽(水壁)으로 해안 지역을 강타한다. 그러나 수심 2,000 m 이상의 바다에서는 너울의 높이가 대개 수십 cm 이하로 작고, 파장이 150 km 이상이 되어 지진 해일을 거의 알아차릴 수 없다(그림 1).

지진 해파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운동에너지의 손실은 매우 작으며, 연안 지역에 이르러서는 굴절․회절․반사됨으로써 에너지의 집중․발산이 일어남과 동시에 마찰 등의 효과로 파형(波形)이 급격히 변화한다. 특히 지진 해파의 주기와 만(灣)의 고유 진동 주기가 일치할 때에는 공진(共振)이 일어나 만의 안쪽에서는 더욱 큰 파고가 나타난다.

연안에 도달한 지진 해파는 강력한 힘을 지닌 채 내륙으로 기어오르는 일이 많다. 실제로 1983년의 우리나라 동해안에 피해를 주었던 아키다 지진 해일이 일본의 아오모리현 해안에 내습한 당시, 낚시를 하던 사람이 이로부터 도피하고자 하였으나 불과 70cm에도 못 미치는 파도에 휘말린 예가 있다. 전파되어온 지진 해일의 운동 에너지 또한 거대하여 1946년 알류산의 우니막이라는 섬에 내습한 높이 30m의 지진 해일의 경우, 당시 정수면(靜水面) 상 10m되는 곳에 서있던 18m 높이의 철근 콘크리트 등대를 일격에 무너뜨린 예가 있다. 또한 1964년 알라스카에서 발생한 지진 해일에 밀려들어 온 나무토막이 자동차 타이어를 관통한 사례도 있다(그림 8).

 

 

 

이번 인도네시아 해저 지진은 노아 대홍수 기간에 발생한 지진과 해일에 비하면 비교 조차 불가능한 극히 미약한 규모이지만, 발생 초기의 에너지가 원폭 수백만 개의 폭발력에 비견될 만큼 막대하여 진앙에서 2000km 떨어진 태국 방콕의 건물이 흔들리고 스리랑카 해안에 10m 높이의 해일을 초래하였다. 이 때 형성된 초강력의 지진 해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진 발생 14~15시간 만인 27일 0시 진앙으로부터 무려 6000km 떨어진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케냐 해안에 도착해 역시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아울러 지구과학계 전문가들 중에는 이번 호주․인도 지판의 섭입으로 섭입된 부분의 밀도 증가에 따른 부피 감소분만큼 지구가 약간 작아지고, 노아 대홍수의 시작과 더불어 기울어진 자전축도 약 2.54°더 기울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지구의 자전 주기가 3마이크로 초 정도 짧아졌다는 모의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유라시아-호주․인도 지판과 필리핀 지판-태평양 지판의 경계부에 있으면서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인도네시아, 미얀마 및 필리핀 지역에서는 주로 호상 열도형 지진이 발생한다. 지난 20세기에 이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 이상의 지진은 10여 회에 이르며, 필리핀의 민다나오섬(1976. 8. 17)에서는 규모 8의 지진과 함께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 큰 피해를 입었다. 그밖에 필리핀의 루손섬(1990. 7. 16),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섬(1992. 12. 12), 수마트라섬(1994. 2. 16) 등에서도 규모 7의 지진이 일어났다.

 

 <계속>


 

기사입력 : 2005.02.01. am 11:04 (편집)
이미나기자 (mnlee@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