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리신 어머니를 큰 아들 내외가 모셨다.
 그런데 큰 며느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둘째 아들, 셋째 아들네가 한 달씩 어머니를 모셔보았으나 모실 수가 없었다. 아니 모시지를 못했다.
 의논 끝에 어머니를 요양시설에 보내기로 결정하고 홀로 된 큰 아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요양시설로 가는 중이었다.
 “얘야, 병원이 왜 이렇게 머냐?”
 평소에 다니던 병원 보다 멀다고 생각하신게다.
 아들은 가슴이 찢어진다. 내 생전 이런 불효를 하게 되리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어머니는 여섯 남매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 혼자서 다 키워냈다. 그런데 여섯 남매가 어머니 한 분을 모시지 못하다니.
 어머니는 “무엇”이고 자식은 “무엇”인가.
 내리 사랑이라 했던가? 자기 뼛속에서 나온 자식이기 때문에 뼈를 녹여가며 키워내지 않았는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저 잘되기만 기도하면서.
 작년에 천안에 효자 행렬이 줄을 이었다고 했다. 행정수도를 옮긴다고 정부에서 그곳 땅을 매입한다니까, 농사짓던 땅과 살던 집에 대한 보상금이 나올 것을 바라면서 갑자기 부모님을 찾아뵙는 인스턴트 효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부모가 힘있고 건강하고 돈까지 넉넉하면 효자 아닌 자가 누구일까? 그러나 힘 없고 병약하여 아무런 영향력을 줄 수 없을 때 부모는 서글프다. 정성껏 돌보아 드려야 할 때는 바로 이런 때이다.
 이제 부모 은혜 알고 섬기려 하니 돌아가셨다고 애통해 하지 말고 계실 때 잘 섬겨 마음에 큰 기쁨을 누려보자.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가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