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증서, 명확한 전달 장점

김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부일 대표변호사, 법조선교회)

사망의 경우에 대비하여 미리 자녀에게 유언을 통하여 재산을 물려주려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인가요?

1. 유언의 필요성
유언이 없이 사망할 경우 망인이 생전에 보유하던 재산은 법정상속인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되는데, 이와 같은 법정상속에 동의하지 않고 피상속인이 다른 내용의 재산배분을 희망할 경우 유언에 의하여 그 뜻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민법은 유언에 대하여 엄격한 방식을 요구하고 있어 이 방식을 따르지 않을 경우 유언이 무효로 된다. 따라서 유언을 하려면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사망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우리의 전통 탓에 유언에 의한 재산분배 제도가 널리 이용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근자에는 의식이 많이 바뀌어 재산에 관한 유언을 남기는 것이 널리 일반화되고 있다.

2. 유언의 방식
우리 민법이 인정하는 유언방식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이다. 이 방식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작성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 반드시 본인이 자필로 작성해야 하며, 대필을 시키거나 컴퓨터에 의한 타자는 허용되지 않으며, 날인은 무인으로도 무방하다. 이 방식은 매우 간편하나, 유언자의 사후 유언의 존재 여부가 쉽게 판명되지 않으며, 분실 또는 위, 변조의 위험이 있다.
둘째, 녹음에 의한 유언이다. 이 방식은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 그 성명과 연월일을 구술하고 이에 참여한 증인이 유언의 정확함과 그 성명을 구술하여 녹음하여야 한다. 이 방식은 녹음기만 있으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나, 녹음내용이 지워질 수도 있으며, 위, 변조의 위험도 있다.
셋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이다. 이 방식은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 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이 방식은 유언의 존재를 명확히 할 수 있고, 그 내용도 명확한 장점이 있으나, 공증인의 면전에 나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넷째,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이다. 이 방식은 유언자가 필자의 성명을 기입한 증서를 풀로 붙이고 도장을 찍어 이를 2인 이상의 증인의 면전에 제출하여 자기의 유언서임을 표시한 후 그 봉서표면에 제출 연월일을 기재하고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이 방식에 의한 유언봉투는 그 표면에 기재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공증인 또는 법원서기에게 제출하여 그 봉투상에 확정일자인을 받아야 한다.
다섯째,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이다. 이 방식은 유언자가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인하여 위 4가지 방식 중 하나를 이용하기 곤란할 경우, 2인 이상의 증인의 참여로 그 1인에게 유언의 취지를 구수(말로 알려주는 것)하고, 그 구수를 받은 자가 이를 필기 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3. 효과적인 방법
위의 다섯 가지 유언 방식은 나름대로 효용성이 있으므로 어느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 민법이 유언의 방식을 위 다섯 가지로 한정하는 근본적 이유가 유언의 존재와 그 내용을 명확히 하고자 함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정증서에 의한 방식이 다른 방식에 비하여 더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공증사무실에 출석하는 번거로움과 수수료의 부담이 따르나, 질병이 있을 경우 공증인에게 출장을 의뢰할 수도 있으며, 대도시의 경우 인근에 공증사무실이 많이 생겨났으므로 과거에 비하여 이용이 어려운 편이 아니어서 다른 방식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