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회 도중에 갑자기 운동장 라이트를 꺼버리다

 2002년 11월 14일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의 콜로세움 체육관에서는 2000명의 교역자가 모인 가운데 교회성장세미나가 열렸다. 15일과 16일 양일간 국립경기장에서 조용기 목사 초청 대성회가 열렸다. 온두라스 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하고 DCEM이 주관하는 이 성회에서 남미선교회는 두 가지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조용기 목사를 편안하게 모시는 것과 성회 홍보를 하는 일이었다.
 남미선교회원 10명이 성회에 참석하기로 하고, 우선 장석주 안수집사가 현수막 4개를 들고 온두라스로 떠났다. 성회가 열리는 국립경기장에 걸기 위해 DCEM 마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마크를 넣어 가로 12m 세로 2m짜리 현수막을 만들었던 것이다. 현수막에는 ‘온두라스의 희망은 오직 예수’라는 글자를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로 써넣었다.
 성회 기간동안 입맛에 맞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회원들은 조용기 목사가 좋아하는 식단을 연구한 뒤 매끼 한식, 일식, 양식 등 메뉴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농업국인 온두라스는 음식물 반입을 철저히 통제한다. 그래서 음식 재료를 각자 나누어서 마치 007작전 펼치듯 비밀리에 숨겨 갖고 들어갔다. 그런데 공항에서 몇 명은 잡혀서 음식 재료를 압수 당하고 말았다. 적발된 회원들이 공항직원과 실랑이를 할 때 다른 회원들은 슬쩍 슬쩍 검색대를 통과했다.
 순복음멕시코교회 권사 세 명과 멕시코 주다스림교회 권사 두 명이 음식준비를 도와주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남미선교회원들은 급히 멕시코에 연락하여 압수 당한 음식재료와 같은 것을 준비해오라고 부탁했다. 회원들은 조용기 목사가 묵는 임페리얼호텔 건너편에 숙소를 정했다. 마침 그 호텔 지하에 조리대가 있어, 그곳에서 음식을 만들어 500m 떨어진 임페리얼 호텔까지 운반했다. 당시 상황을 이완근 장로는 이렇게 설명했다.
 “조 목사님이 아주 좋아하셨어요. 공식 스케줄을 제외하고는 거의 우리가 마련한 음식을 드셨어요. 목사님께서 답례로 우리를 아침식사에 초대해주셨고 김춘기 선교사님께 성회 때 입었던 옷을 선물해주셨지요”
 첫날 성회는 국립경기장의 90% 정도가 찼다. 홍보가 덜 되었다고 생각한 남미선교회원들은 오픈카를 빌려 타고 이호영 권사가 이끄는 국악팀과 함께 북과 장구를 치면서 홍보전단을 뿌렸다. 테구시갈파 시내를 몇 바퀴나 돌면서 홍보를 한 결과 둘째 날 저녁에는 국립운동장이 터질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왔다.
 조 목사가 강단에 올라서는 순간 사회자가 “조용기 목사님이 지금 도착하셨습니다”라고 하자 갑자기 장내가 시끌벅적해졌다. 이완근 장로는 지금도 그때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당시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에서도 40여 분 가셨어요. 목사님이 강단에 올라가실 때 선교사님들과 우리 교인들이 두 줄로 서서 ‘목사님 힘내세요’라며 박수를 쳤어요. 그런데 목사님이 등단하자마자 갑자기 박수가 터지면서 스탠드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파도타기를 시작하는 겁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거의 30분 동안 함성과 함께 파도타기가 이어졌어요. 정말 장관이었지요”
 국립운동장 사용허가를 받을 때 관리사무소 측과 한가지 약속한 일이 있었다. 사람들이 중앙의 잔디구장을 절대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트랙을 따라 노란줄을 세 겹으로 쳐놓았다. 조용기 목사의 힘찬 메시지가 전파된 후 결신의 시간 때 문제가 발생했다. 말씀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면서 너나할 것없이 모두 잔디구장 안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그러자 운동장 관리자가 달려와서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어요. 모두들 깜짝 놀랐지요. 성회를 중단하라고 길길이 뛰면서 강단 위로 막 올라가려는 겁니다. 그 와중에도 사람들이 계속 몰려나와 잔디밭이 꽉 차버렸습니다. 더 이상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던지 관리인이 운동장의 라이트를 모두 꺼버렸습니다. 갑자기 사방이 깜깜해졌지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선교사님들과 우리 교인들이 조 목사님을 보호하기 위해 몇 겹으로 둘러쌌지요”
 그때 통역자가 스페인어로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기도를 시작했다.
 “5∼6분 정도 뜨거운 기도를 하셨어요.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정말 어떤 느낌이 오는 기도였습니다. 우리들도 다같이 기도했지요. 그러자 잔디밭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질서있게 트랙으로 나갔습니다. 15분쯤 지나자 라이트가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성회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기도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온두라스대성회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 같았아요. 정말 뜨거운 분위기였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