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을 끌어내자’

정재우 목사 (순복음교회)

 해가 바뀌는 길목에서는 덕담을 나누는 것이 가장 무난한 인사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에 잠시 파묻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덕담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마음의 기원이나 소원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즉 삶의 내용을 바꾸고자 하는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삼위일체의 교리를 확립했던 교부 어거스틴(Augustine)은 이렇게 말 한 바 있다. “현재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요구되는 것은 철저한 자기 변화이다. 그렇지 않은 한 문제는 계속 될 수 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든, 더 풍요한 인생을 위해서든, 더 나은 2005년을 원한다면 종래의 스타일에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변화를 향한 치열한 투쟁이 없다면, 그래서 묵은 틀에 안주하려는 습관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새해는 묵은해의 그저 그런 재판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복된 사람은 승부사이다. 인생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투지를 발휘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승리의 열매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가장 바람직한 변화는 어떤 것일까? 지난해 보다 더 긍정적인 인간형이 되는 것이다.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 내역을 보면 작년과 올해의 소망 첫 순위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의 건강(29%)에서 올해는 소득(38%)이 1위가 되었다. 살기 어려워진 세태를 반영하는 이 조사 결과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관리하기를 요구한다.
 니체는 그의 초인사상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걸려 넘어지고 말았지만 그의 어록 가운데는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문장 하나가 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나를 강하게 할 뿐이다” 목회의 연한이 쌓여가면서 깨닫게 되는 목회자의 사명 하나가 있다. 그것은 사람들 속에 있는 긍정을 끌어내는 일이다. 아담 이후로 세상을 뒤덮은 저주의 물결을 거슬러 긍정의 힘으로 축복의 줄을 붙잡게 하는 이 사명은 생각할수록 소중하다.
 긍정을 끌어내자. 끈질기게 발휘된 긍정의 힘은 인생도, 환경도 바꾼다. 그러기에 파블로 네루다는 “사람은 의지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설파하지 않았던가.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긍정이 잠복해있다. 그 긍정을 끌어내는 사람은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고 마침내는 ‘정오의 빛’처럼 환한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새해의 진정한 덕담은 좀 더 긴 문장을 필요로 한다. “새해 복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변화되는 데 성공하기를 바랍니다”와 같은 인사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