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살아계신 교회

이만재(카피라이터, ‘막쪄낸 찐빵’저자)
                      
 새해 접어들어서 이제 햇수로 거듭 난 생애 15년째가 됩니다. 1990년 4월 29일, 그날이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난 날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깊이로 치면 15년 햇수에 비해 너무나도 부끄러운 면이 많지만 그러나 신앙에 대한 지나친 욕심도 자기교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작으면 작은 대로 항상 감사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15년 동안 이런저런 일로 해서 여러 교회를 구경하였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나름의 주관적인 눈도 생겨났습니다. 가령 어떤 교회에 가보면 교회 분위기 전체가 정말로 살아계신 예수님을 피부로 가슴으로 뜨겁게 느낄 수 있어서 그분들과 같이 숨 쉰다는 자체가 은혜였습니다.
 서로 자기 몸 낮추기가 몸에 배어있는 교회, 궂은 일 제가 맡겠다고 자청해서 나서는 교회, 좋은 일일수록 소리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전통이 되어 있는 교회, 항상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있는 교회, 없는 자 약한 자 병든 자가 주인공이 되어 있는 교회…. 그런 교회는 교회의 규모와 상관없이 사랑의 예수님이 살아계신 교회라고 당당히 분류해도 좋겠지요?
 그러면 그렇지 않은 교회도 있느냐구요? 이론상으로는 없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들어가서 보면 예수님의 체취나 형상이 잘 보이지 않는 그런 교회도 더러 느껴지더군요. 말로는 예수님의 몸 된 교회라고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예수님 대신 엄숙하고 근엄한 율법의 제사장들이 주인공이 되어있는 그런 교회…내용의 본질보다 형식을 중요시하는 교회…좋은 일 할 때마다 크게 PR하는 교회…돈 많은 자 목소리 큰 자가 주인공이 되어 있는 그런 일부 교회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해야겠습니다.
 소리없이 베푸시는 예수님은 보이지 않고 생색내는 행정관이나 제사장들만 설치는 그런 교회들이 새해에는 뉘우쳐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죽으신지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너희와 함께 하리라고 약속하셨지요. 우리가 서로서로 낮아져서 기필코 예수님이 살아계신 교회를 만들어야 할 이유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