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까지 원주민교회 방문

 남미선교회 선교단은 2003년 3월, 볼리비아에서 열린 제2회 남미총회를 참관한 뒤 아르헨티나, 파라과이를 거쳐 브라질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한인목회를 하는 이정현 선교사를 찾았다. 이선교사는 발가락이 썩어 들어갈 정도로 당뇨가 심했다. 썩은 살을 도려내는 수술을 할 때 혈관이 막혀 혈관을 기계로 뚫는 수술까지 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선교사는 선교단을 환대해주었다. 특히 “강대상에서 말씀 증거하다 죽는 게 나의 소망”이라고 말해 선교단들을 숙연하게 했다.
 선교단은 빅토리아순복음교회 김용철 선교사를 방문하고 김 선교사가 개척한 6개의 원주민 교회 중에 세 곳을 방문했다. 거기서 다시 2시간 가량 비행기를 타고 깜보그란데의 김용환 선교사를 찾았다. 밤에 도착해서 예배드리고 차로 30분씩 이동하여 한밤중까지 서너개의 원주민교회를 더 돌아보았다.
 가능한 많은 교회를 방문하려다보니 밤 10시가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철한 장로는 아무리 늦게 가도 모두들 뜨겁게 환영해준다고 말했다.
 “우리교회를 친정처럼 여기면서 우리들에게 너무 잘해주십니다. 우리들에게 진한 형제애를 느끼면서 극진히 대접해주지요. 아무리 늦게 가도 여의도에서 오신 분들이라며 칙사대접을 해주어 송구스러울 정도지요”
 선교단은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방문을 마치고 마지막 방문지인 멕시코를 향했다. 남미는 어디나 치안이 불안한데, 멕시코가 특히 더 치안상황이 나쁘다. 선교단이 도착하자 순복음멕시코교회 김춘기 선교사가 주의사항을 일러주었다. 이완근 장로는 남미에 가면 그곳 선교사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춘기 선교사님이 우리들에게 차에 탔을 때 절대 창문을 내리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경찰 중에도 창문을 내린 차에 마약을 집어넣고 돈을 뜯어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이 던져 넣은 마약 때문에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한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김춘기 선교사는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목회하다가 2000년에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로 목회지를 옮겼다. 처음에 공터에서 9명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가 극심한 불황이어서 한인들이 멕시코로 많이 이주했다. 얼마 안되어 순복음멕시코교회는 성인 교인이 70명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을 했다. 지금은 한국인 400명, 원주민 1500명이 출석할 정도로 큰 교회가 되었다.
 김춘기 선교사는 처음 멕시코에 왔을 때 그곳 분위기를 잘 몰라 큰 봉변을 당할 뻔했다. 어느 날 김선교사가 성도들 가정으로 심방을 나섰는데 다니다보니 시간이 조금씩 지체되고 말았다. 당시 휴대전화가 없었던 김 선교사는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심방하기로 한 가정으로 전화를 걸어 좀 기다려달라는 말을 전했다.
 그때 갑자기 강도가 나타나 김 선교사를 덮쳤다. 강도는 칼을 들이대고 시계와 돈을 빼앗은 뒤 김선교사를 칼로 찌르려고 했다. 그때 김춘기 선교사가 “나는 목사”라며 살려달라고 하자 강도가 칼로 찌르는 대신 독한 양주 한 병을 강제로 먹였다. 김 선교사는 바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지나가던 사람에게 발견되어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김 선교사는 멕시코를 방문한 선교단에게 그 얘기를 해주면서 “험한 곳이니 조심하라. 전화할 때까지 호텔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순복음멕시코교회에서 이완근 장로가 설교하고, 함께 간 선교단이 간증을 하면서 그곳 성도들과 은혜스러운 시간을 가졌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두 달만에 선교대회가 열렸다. 남미선교회에서는 18쌍의 남미선교사 부부와 몇몇 가족, 원주민합창단원 11명을 초청했다. 특히 3월 방문 때 한국에 가는 게 소원이라고 했던 원주민선교사 까를로스 목사와 그 딸을 초청했다. 남미선교회는 모두 50명을 초청하여 한 달간 호텔에 묵게 하고,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쓸 경비를 일인당 70만원씩 지급했다.
 원주민합창단은 큰 인기를 끌었고, 지성전은 물론 전주와 대구 등 지방에 있는 교회까지 초청되어 공연을 펼쳤다. 합창단이 지방나들이를 할 때면 남미선교회원들은 봉고차 두 대를 동원해 운전 봉사를 했다. 이완근 장로는 “남미에 갔을 때 최고로 대접받았기 때문에 한국에 오신 분들을 최고로 대접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선교사님들이 한국에 체류하실 때면 우리 회원들이 이런 저런 봉사를 하느라 고생을 좀 하지요. 그러면서 우의가 깊어집니다. 돌아갈 때 모두들 눈물이 글썽글썽했어요. 남미에서 오신 합창단원들이 우리들에게 한국 방문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이 될 거라고 얘기할 때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우리 회원들이 한국 전통 목각품과 신랑각시 인형, 태극부채 등 다양한 선물들을 해드렸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