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영 성도(개그우먼, 금란교회)

성경읽고 기도하며 신앙키워
달란트 가꿔 하나님 전하고파

 노란비옷을 입고 “우와∼” “기달료봐∼”를 외쳤을 땐 플래시애니메이션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았다. 그는 만화 캐릭터 사오정으로 변신해 엉뚱한 대답으로 폭소를 자아내게 했고 또 다른 코너에서 ‘대단해요’를 외치며 사람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권진영 성도가 출연해 1년 6개월 동안 인기를 끌었던 개그콘서트의 ‘대단해요’가 막을 내렸다. 지난주부터 봉숭아 학당에 다시 얼굴을 내밀고, ‘괜찮아요’라는 새 코너를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웃음을 선물했다. 권진영 성도는 뛰어난 미모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깜찍한 발상과 유쾌한 입담으로 데뷔 2년만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스타가 됐다.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활동하던 권진영 성도는 2002년 4월 KBS 개그맨 공채 17기로 합격, 정식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신인이었던 그에게 개그콘서트 출연은 행운이었다. 선배 개그맨들이 몇 년 동안 객석 바람잡이를 하며 기다려도 출연하기 힘든 인기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첫 배역인 봉숭아 학당의 인간개미는 5주만에 내려와야 했다. “너무 떨려서 웃기지 못하니 코너에서 빠지게 됐어요. 그 뒤로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우비 삼남매로 사랑을 받게 된거죠” 그는 이후 ‘대단해요’ 코너를 통해 눈에 띄는 개그맨으로 자리매김 했다.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든든한 후원자가 있기 때문이었다. 권진영 성도가 말한 든든한 후원자는 바로 하나님이다.
 지난해 KBS연예대상 여자 코미디 부문 신인상을 받은 권진영 성도의 소감은 하나님께 영광돌린다로 시작됐다.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하나님께 이 영광을 돌린다”고 말 할 날을 준비해 오던 중 드디어 하나님을 알릴 기회가 온 것이다.
 권 성도는 중학교 때 여름성경학교 수련회에 참석하면서 성령을 체험하게 됐다. “회개하고 기도하는데 방언이 나왔어요. 눈물 흘리면서 기도할 때 많은 사람들에게 좋으신 하나님을 전하는 권진영이 되겠다고 고백했지요” 고등학교 때는 기독학생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점심시간을 줄여가며 기도회에 참석했다. 교회에서는 주일학교 교사와 성가대원으로 봉사하며 신앙생활에 열심이었다. 최근에는 봉사를 많이 못해 하나님께 죄송하단다. “한 주에 3번은 교회 기도실에 가서 기도를 했었는데 최근에는 예전처럼 자주 교회에 가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도 주일 저녁에는 기도실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요. 제 마음속에 있는 얘기들을 하나님께 모두 털어놓으면 속이 후련하지요. 어떤 어려움들도 하나님께선 합력해서 선을 이뤄주실 것을 아니까요. 자기 전에는 꼭 성경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걸 잊지 않아요”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욥 8:7)는 말씀은 그에게 늘 힘이 된다. 2001년도에 공채시험에서 떨어진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떨어지니 실망이 너무 컸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증거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하나님께 매달렸는데 그 때의 간절한 기도가 결국 제 신앙에 밑거름이 됐지요” 그는 다음해 공채 시험에서 대상을 받았고 인기 개그맨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서게 됐다. 특히 그가 힘든 상황에 놓일 때마다 어머니의 금식기도는 큰 힘이 되어 준다.
 평일에는 아이디어 회의와 녹화, 주말엔 대학로 공연으로 늘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주일은 반드시 지킨다. 늦게까지 녹화가 있어 예배를 드리지 못할 때는 동료 연예인과 함께 방송국 근처에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참 신기하고 감사한건 제가 힘들어 할 때마다 신앙인들을 만나요. 그 분들이 성경 말씀을 전하며 용기를 주실 땐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다시 느끼죠” 녹화들어가기 전에 하나님이 자신감을 주셔야 할 수 있다는 고백과 기도도 절대 빠트리지 않는다. “제가 능력이 있고 잘해서도 아니잖아요. 모두 하나님께서 이뤄주셔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무대에 서면 설 수록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하는 일이 많아진단다. 최근에 잊지 않는 것은 늘 겸손하게 해달라는 기도다.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으면서 혹시나 교만해지지 않을까해서다.
 웃음을 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떨칠 수 없는 고민거리겠지만 그도 새로운 개그 소재를 찾느라 고심이다. 하지만 권진영 성도는 마음의 짐이 가볍다. “사람이 한계가 있으니 슬럼프에 빠질 수밖에 없지요. 책도 많이 보고 노력을 많이 해도 하나님이 계시는 것 만큼 든든한게 또 있을까요? 저는 미약한 사람이지만 든든한 아빠 하나님이 계시잖아요”

글·이미나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