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이동하다 자동차가 전복…
          차는 폐차됐지만 다친 사람 하나 없어

 선교단이 남미에 가서 각 교회를 방문할 때면 성도들이 음식을 대접해주고, 선물까지 하며 환영한다. 선교단이 보름 넘게 선교지를 방문하다보면 나중에 가방이 무거워서 다니기 힘들 지경이 된다. 선물은 대개 토속품 인형들인데, 남미 땅을 기념하라며 돌을 싸주는 경우도 있다. 남미 물건은 질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웬만한 선물은 받아도 사용하기 힘들다. 하지만 선교단은 성도들의 정성을 생각하여 하나도 버리지 않고 가방에 차곡차곡 넣어 온다. 현지 공항에서 “왜 이렇게 가방이 무겁냐”며 트집을 잡는 경우도 많았다.
 선교단은 선물을 받아도 미처 풀어볼 시간도 없이 바삐 움직인다. 밤새 차를 타고 선교지를 이동해야하니 감사인사만 하고 그냥 가방에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삼문 장로는 김포공항에서 통관을 받다가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고 한다.
 “상자를 뜯는데 총이 나오는 겁니다. 나도 놀라고 세관직원도 놀랐죠. 자세히 보니 장난감 총이었더군요. 그래도 얼마나 놀랐는지… 경찰에서 확인서 쓰고 받아 가라더군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여 그냥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번은 원주민 성도들로부터 나무로 만든 조각품을 선물받고 모두들 얼굴이 붉어진 일도 있었다. 둘째손가락과 셋째손가락 사이에 엄지손가락을 끼운 모양이었던 것이다. 남미에서는 그게 행운의 표시라고 한다. 원주민 성도들 앞에서는 고맙게 받았지만 한국에 와서 폐기처분 할 수밖에 없었다.
 남미는 너무 멀고, 경비도 많이 들고, 기간도 많이 걸려 한번 가려면 굳은 결심을 해야한다. 하지만 남미선교회의 선교지 방문은 매년 한두 차례 계속되고 있다. 다른 선교회와 달리 남미선교회는 선교지 방문 때 모두 남자 성도들로만 선교단을 구성한다. 보름 이상 새우잠을 자며 강행군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선교지에 가면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에 여러 교회를 방문하고 밤새 달려 다음 선교지로 이동한다. 자동차들이 대개 낡아, 위험한 일을 당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남미선교회 부회장인 이종선 안수집사는 1999년 10월 남미를 방문했을 때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선교위원장이었던 이종근 장로회장님과 함께 17명이 남미 5개국을 방문했어요. 현지 한인 전도사님의 봉고차를 이용하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모레노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차에서 자꾸 소리가 나더군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었지요. 모레노교회를 방문한 뒤 점심을 먹기 위해 골목을 돌아나가는데 차가 갑자기 내려앉는 겁니다. 내려서 살펴봤더니 바퀴축이 부러졌더군요. 그걸 보는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더군요. 만약 고속도로를 달릴 때 그랬으면 큰 사고가 났을 겁니다. 그 순간 감사기도가 막 터져나왔어요”
 실제로 자동차가 전복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밤에 4시간 30분 동안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차가 전복되었어요. 순간 다들 정신이 잃었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두들 멀쩡했어요. 차가 심하게 찌그러져 폐차되었지만 다친 사람은 한 명도 없으니 기적이지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선교지를 다녀온 회원들은 “선교지에 가서 위험한 일을 당하면 피할 길을 주시고, 보름 이상 사업장을 비워도 하나님이 사업을 책임져주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2000년 3월, 제2회 순복음남미총회 참석과 남미 5개국 선교지 방문을 위해 이완근 장로, 이철한 장로, 현규원 장로, 장석주 안수집사, 이종선 안수집사, 홍근식 전도사가 남미로 떠났다. 당시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멕시코를 방문했다. 남미총회 주관으로 목사안수식이 열렸는데, 그 안수식에서 최초로 원주민 목사가 탄생되었다.
 남미의 경우 파라과이 델 에스테순복음교회 신학교에서 한인 신학생을 교육하고, 브라질 빅토리아순복음교회에서 원주민 신학생을 길러낸다. 남미선교회에서는 원주민 신학생들을 위해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을 스페인어로 번역하여 5000권을 보낸 일이 있었다. 이완근 장로는 볼리비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목사안수식 때 몹시 감격했다고 말했다.
 “그때 한인 선교사님 두 분과 원주민 전도사님 두 분이 안수를 받고 목사님이 되셨는데 모두들 상기된 표정으로 ‘순복음의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을 바탕으로 목회하여 조용기 목사님처럼 성공하고 싶다’는 소감을 피력하더군요. 원주민 선교사님들은 칠레성회, 브라질성회 등 남미에서 열린 성회에 대부분 참석한 경험이 있어 모두들 조목사님을 대단히 존경합니다. 그때 목사 안수를 받은 까를로스 선교사님이 우리들에게 꼭 여의도에 가서 예배드리고 싶은게 소망이라고 얘기하시더군요. 그래서 그 해 5월에 열린 선교대회 때 그 분을 우리가 초청했었어요. 원주민 선교사님들이 우리 선교회에서 보내준 책으로 이론을 확실히 다지게 되었다고 말씀하실 때 우리 모두 뿌듯했지요”
 남미 성도들은 예배시간에 보통 1시간 이상 서서 뜨겁게 찬송을 부르는데 목사안수식 예배 때도 열기가 뜨거웠다. 남미선교회 선교단원들은 목사 안수식 때 축하 찬양을 불렀다.
 “우리들이 ‘낮에 해처럼 밤에 달처럼’ 찬양을 부르는데 한국말을 못 알아듣는 그곳 성도들이 ‘아멘’으로 뜨겁게 호응했어요. 찬양을 부르다가 우리 스스로가 감동을 받았습니다”
 남미선교회에서는 그 날 안수받은 네 분 목사님에게 각각의 기념패를 전달하고, 남미 총회에 2000달러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남미총회를 참관한 이후 선교단원들은 숨가쁘게 선교지 방문을 이어갔다. (계속)